재무 안정화된 대우조선해양,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0.06.2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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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소난골 드릴십/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소난골 드릴십/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 전망이 BBB-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조정 됐다. BBB-는 투자등급 마지막 단계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마무리되면 5년만에 신용등급이 BBB 이상으로 상향조정될 수 있다.

25일 나이스신용평가는 전날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BBB-)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최근 LNG선 수주가 증가하고 원가율이 양호해 재무 상황이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4월 말 인도 기준 22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의 수주잔고를 확보해 세계 조선사 중에서도 우월한 시장 위치를 점하고 있다. 공급 과잉으로 신조선 가격이 하락하고, 주요 원재료 가격이 상승해 시장 환경은 불리하지만, 고가의 LNG선 매출 증가, 보수적인 회계처리에 따른 충당금 설정분 일부 환입 등으로 영업수익성은 2017~2019년 별도 기준 연평균 EBIT(세전영업이익)마진 7.1%의 양호한 영업수익성을 기록했다.

자산 매각 등으로 순차입금 규모도 지난 3월 말 별도 기준 1조4000억원까지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2016년 말 별도 기준 2184.7%에서 지난 3월 말181.2%로 크게 줄었다. 앞으로 현대중공업그룹에 편입되면 1조50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이 예정돼 있어 재무 안정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인수 심사가 완료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3월에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로 하고, 현대중공업을 한국조선해양(존속법인)과 현대중공업(신설법인)으로 물적분할했다. 이후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과 합병하고,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가 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7월 국내를 시작으로 여러나라에서 기업결합심사를 받고 있다. 이달에는 코로나19(COVID-19)로 중단됐던 EU(유럽연합) 심사가 재개됐는데, 한국 금속노조가 심사에 참여하기로 해 심사가 원활하게 통과될 지 우려되고 있다. 금속노조는 심사 관련 각종 자료를 열람할 수 있고, 청문회에도 해당사자로 참석해 자신들의 입장을 알릴 수 있다.

김연수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심사에는 시간이 소요되고, 불가항력적인 요인이 발생하면 인수 무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현대중공업 계열 편입이 완료되면, (이에 따른 재무 개선을) 평가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이 실제로 상향조정되면 2015년 회계부정 사태로 신용등급이 급락한 뒤 처음으로 BBB 이상으로 올라서는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조원대의 대규모 손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발각되고, 기록적인 실적 쇼크에 부도 위기에 처했다. 당시 AA던 신용등급은 2017년 CC까지 빠르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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