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도로 개통 반세기…"스마트 고속도로로 새 도약"

머니투데이 문영재 기자 2020.06.29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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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산 통행시간 4시간반으로 단축…'물류혁명' 통해 경제성장 견인

경부고속도로 개통 반세기…"스마트 고속도로로 새 도약"


대한민국에 1일 생활권 시대를 열었던 경부고속도로가 다음달 7일 개통 50주년을 맞는다.

29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경부고속도로는 첫 삽을 뜨기도 전에 ‘지역편중론’과 ‘재정파탄론’ 등 반대 목소리가 높았던 사업이었다. 할 수 있다는 안된다고 믿는 사람이 더 많았다. 자본과 장비는 부족했고 기술력은 일천했다. 기공식을 앞두고 북한 특수부대가 청와대 뒷산까지 침투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경부고속도로는 1968년 2월1일 착공해 2년5개월 만인 1970년 7월7일 전 구간 개통됐다. 애초 공사기간(4년)보다 1년 반이나 앞당겨졌다. 공기단축을 위해 갖가지 방법을 총동원해 속도전을 벌인 결과였다.



대규모 도로공사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시작된 공사는 희생도 뒤따랐다. 모두 77명이 숨졌다. 터널을 뚫기 위해 발파작업을 하면 토사가 쏟아져 내리는 사고가 빈발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공사비 300억원은 휘발유 세율을 100% 인상하고 도로국채를 발행해 충당했다. 그러나 건설 과정에서 비용이 늘면서 애초보다 40%가 증가해 총공사비는 429억원으로 집계됐다.
1970년대 중앙분리대가 없는 왕복 4차선 경부고속도로(그래픽 상단 왼쪽) 모습과 1970년대 서울요금소 모습/사진=도로공사 제공1970년대 중앙분리대가 없는 왕복 4차선 경부고속도로(그래픽 상단 왼쪽) 모습과 1970년대 서울요금소 모습/사진=도로공사 제공


물류혁명 이끈 국토대동맥…'고속성장' 길닦아
경부고속도로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15시간 넘게 걸리던 통행시간을 4시간30분으로 단축시키며 반세기 동안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는 원동력이 됐다. 또 남북을 가로지르는 국토대동맥으로서 ‘물류혁명’을 이끌며 자동차산업 발전, 제철수요 증대, 지역산업단지 연결, 국토균형 발전 토대 마련 등의 시너지효과를 창출했다.

국내 수송 구조가 철도에서 도로 위주로 변모한 것도 이 때부터다. 2000년 이후 고속도로는 여객과 화물 수송에서 90%를 담당할 정도로 도로 교통의 중심역할을 하고 있다.

경부축을 따라 산업단지가 증가하고 생산활동인구 유입으로 도시 성장을 촉진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바꿔 지역간 정보와 문화 등의 교류가 이뤄지면서 국민 삶의 질을 향상에도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김진숙 도로공사 사장은 “경부고속도로 개통은 우리나라가 농경사회에서 현대 산업사회로 가는 큰 전환점이었다”고 평가했다.
새로운 도전, '스마트 고속도로'
개통 당시 428km였던 경부고속도로는 2005년 10월 양재~한남(7km)구간이 서울시에 편입되고 굽은 구간은 선형 개량되면서 416km로 조정됐다. 왕복 4차선이던 도로는 노선 확장 등을 통해 전 구간이 4~8차선으로 바뀌었다. 12개였던 터널도 27개로 늘었다.

경부고속도로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최첨단의 신개념 스마트 고속도로를 통해 또 다른 변신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고속도로는 자율주행과 전기·수소차, 플라잉 카, 대심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이용자 중심의 한 단계 향상된 고속도로를 말한다.

최윤혁 도로교통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미래 고속도로는 건설산업에 첨단기술이 결합돼 생산성과 안전성이 혁신적으로 업그레이드되는 탑승자 중심의 스마트 고속도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부고속도로의 미래상(자료: 도로공사)경부고속도로의 미래상(자료: 도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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