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마통' 썼는데 겨우 13주…SK바이오팜 7월2일 주가는?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황국상 기자, 김태현 기자 2020.06.25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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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SK바이오팜 상장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공모 청약을 진행했다. 24일 NH투자증권 명동WM센터에서 고객들이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SK바이오팜SK바이오팜 상장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공모 청약을 진행했다. 24일 NH투자증권 명동WM센터에서 고객들이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SK바이오팜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이 뜨거운 열기 속 마감됐다. 공모주 청약 증거금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SK바이오팜의 밸류에이션 매력에 풍부한 시장 유동성이 더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일부 투자자 사이에선 '마통'(마이너스통장)까지 끌어썼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단기차익을 노리고 빌린 돈으로 청약하는 공모주 투자자도 적지 않다는 관측이다. 청약 과정에서 일부 주관 증권사 홈페이지가 주문 폭주로 먹통이 되기도 했다.

이 같은 SK바이오팜의 공모 흥행이 상장 뒤 주식시장에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SK바이오팜의 유가증권시장 상장 예정일은 오는 7월 2일이다. 공모가에 대한 시장의 평가와 SK바이오팜의 신약 파이프라인 경쟁력, 바이오 업종에 대한 비교적 높은 투자 수요 등이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앞서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의 9개 신약 파이프라인 가치 반영과 전체 주식수의 5% 정도로 예상되는 상대적으로 적은 유통 주식수, 향후 코스피200 지수 편입 기대감 등으로 상장 뒤 높은 가치를 전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이 지난 23~24일 진행한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 결과 경쟁률 323.02대 1을 기록했다. 청약 증거금은 약 30조9900억원이 몰렸다. 2014년 제일모직 30조649억원(경쟁률 194.9대1)을 뛰어넘는 최고 기록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IPO(기업공개) 과정에서 SK바이오팜만의 핵심 기술력과 글로벌 성장 잠재력이 투자자 신뢰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적은 리스크·밸류에이션 매력에 공모 대흥행…1억 내면 13주 받는다
산술적으로 SK바이오팜 청약 경쟁률 기준, 공모주 투자자가 1억원을 증거금으로 내면 배정받을 수 있는 주식은 약 13주다. 뜨거운 청약 열기와 투자 대박 기대감을 고려하면 만족할 만한 물량은 아닐 수 있다.

SK바이오팜은 공모 과정에서 꾸준히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공모 규모만 1조원에 가까운 대규모 IPO(기업공개)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요예측 및 청약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란 평가다. 무엇보다 SK바이오팜이 내세운 밸류에이션(공모가 4만9000원)이 비교적 합리적인 수준이라는 평가에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공모주의 경우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거나, 혹은 현재 가치보다 저렴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인기를 끄는 경향이 있다. SK바이오팜은 상장에 앞서 증권가로부터 5조원 이상의 기업가치가 가능할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SK바이오팜의 확정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3조8373억원이다. 전문가의 평가대로라면 상승 여력이 있는 주가로 해석할 수 있다.

'1억 마통' 썼는데 겨우 13주…SK바이오팜 7월2일 주가는?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엑스코프리와 수노시의 합산 가치와 다른 기타 신약 후보물질의 가치를 더한 SK바이오팜의 적정 시가총액으로 5조7000억원을 산출했다.

이혜린, 강하영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의 상업화 신약 가치를 고려한 적정 시가총액으로 6조4000억원을 책정했다.

특히 SK바이오팜은 이미 자체 개발 신약을 임상을 거쳐 미국 FDA(식품의약국) 허가를 받아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적다는 평가다.

뜨거운 청약 열기, 주문 폭주에 주관사 홈페이지 먹통 현상…"마통까지 끌어썼다"
이 때문에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공모주 청약 과열 양상이 엿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약 첫 날인 지난 23일 한 대표 주관사의 홈페이지가 접속 폭주로 먹통이 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공모주 청약 첫 날은 둘째 날보다 신청이 몰리지 않는데, SK바이오팜은 첫 날에만 6조원에 가까운 증거금이 몰렸다.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가 지난 15일 개최한 IPO(기업공개) 온라인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SK바이오팜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가 지난 15일 개최한 IPO(기업공개) 온라인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SK바이오팜
공모 시장 관계자는 "보통 청약을 이틀간 하면, 첫날 청약을 넣은 사람은 하루만큼 더 돈이 묶이고 빌린 돈이라면 이자를 하루 치 더 내야 한다"며 "그래서 통상적으로 청약은 대부분 둘째 날 몰린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의 첫날 청약 결과를 보면 이례적이라 할 만큼 많은 돈이 들어왔는데, 공모주 투자를 많이 하지 않은 신규 투자자도 꽤 유입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청약 증거금은 배정된 주식 금액 외에 다 돌려받기 때문에 짧은 기간 이자를 염두에 두고 은행이나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빌리거나 마이너스통장으로 돈을 마련해 SK바이오팜 청약을 넣는 사람도 주변에 꽤 있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의 이 같은 공모 흥행이 다른 IPO 기업에도 지속될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최근 주식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이 알짜 공모주로 흘러가며 IPO 시장 투자수요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있다. 반면 SK바이오팜의 자체적인 매력이 공모 흥행으로 이어졌다고 볼 경우 또 다른 공모 기업의 지속적인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도 있다. SK바이오팜 정도의 대형 공모 이벤트는 별개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COVID-19) 영향으로 상반기 공모 시장이 위축됐던 상황에서 다소 주식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는 가운데 기대주인 SK바이오팜이 좋은 가격으로 공모에 나서니 폭발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모 시장이 잠잠했던 만큼 SK바이오팜 등장에 잠재 수요가 폭발하면서 약간 투자 심리가 과열되는 측면도 있는 것 같은데, 향후 실물경제 흐름이나 코로나19 재확산 여부 등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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