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하러 굳이 붐비는 곳을"…여름 휴가, 도심 호텔로 간다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0.06.24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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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기 휴가철 다가오며 여행심리 높아져…지방 여행지 붐빈단 소식에 도심 호캉스 수요도 오름세

/사진=파르나스 호텔/사진=파르나스 호텔


본격적인 여름 휴가 시즌이 다가오면서 코로나19(COVID-19)에 대한 두려움 속에서도 여행을 떠나려는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해외여행을 포기한 상황에서 국내여행을 다녀오기 위한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벌써부터 제주나 강원 지역의 호텔과 리조트가 만실행렬이란 소식에 서울 시내 호캉스(호텔+바캉스)를 노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코로나 악재로 좀처럼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서울 시내 특급호텔들도 성수기 특수 기대감이 높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여행심리가 부쩍 높아지며 지역 여행지에 위치한 숙소들의 예약률이 솟구치고 있다. 켄싱턴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강원도 고성에 위치한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와 설악비치의 최근 주말 객실점유율(OCC)는 90% 이상이다. 사실상 만실인 셈이다.

7~8월 성수기 예약률도 각각 80%, 70%에 달한다. 성수기 기간 예약이 시작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단 점에서 나머지 예약되지 않은 객실들도 곧 동날 것이란 전망이다. 제주 신라호텔과 롯데호텔은 하룻 밤 투숙하는 데 50~80만원에 내야하는 데도 공실이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 눈치 빠른 여행객들은 휴가를 위해 사람들이 지방으로 빠져나가는 틈을 타 여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내 호캉스를 노리기 시작했다. 코로나 감염 위험이 여전한 상황에서 굳이 인파로 붐비는 여행지를 찾는 대신 프라이빗·언택트(Untact·비대면) 여행을 즐기겠단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 시내 특급호텔들도 가뭄 속 단비를 맞고 있다. GS리테일 계열 파르나스호텔이 운영하는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7~8월 성수기 2박 이상 '장박' 예약 고객이 전년 동기보다 60% 가량 증가했다. 켄싱턴 여의도 호텔의 7~8월 OCC도 40%대로 소폭 상승세다.
신세계TV쇼핑은 신세계조선호텔과 협업해 20일 특급호텔 숙박 패키지를 기존 판매 가격보다 대폭 낮춰 판매했다. /사진=신세계TV쇼핑신세계TV쇼핑은 신세계조선호텔과 협업해 20일 특급호텔 숙박 패키지를 기존 판매 가격보다 대폭 낮춰 판매했다. /사진=신세계TV쇼핑
물론 인터컨 코엑스가 외국인 비즈니스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을 대상으로 영업해온 호텔인 만큼 매출 타격을 뒤집을 만큼 유의미한 수치라고 볼 순 없다. 하지만 성수기를 앞두고 내국인 고객들이 서울 호캉스를 휴가 선택지에 넣었단 것 자체가 긍정적이란 평가다. 지방 호텔·리조트 객실이 꽉 차는 와중에도 서울 주요 호텔들은 여전히 20~30% 대의 OCC에 머무르며 속을 태워 왔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휴가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가격경쟁력 측면에서도 특급호텔 호캉스의 매력이 높아지고 있단 점에서 향후 예약률이 더욱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코로나로 특급호텔들이 객실 가격을 낮추거나 조식이나 부대시설 이용 등 각종 혜택을 포함한 패키지를 내놓고 있어서다.


실제 일부 호텔에선 30만원 대에 2~3박을 즐길 수 있어 지금 기회를 놓칠 수 없단 호캉스족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신세계조선호텔과 파르나스호텔은 각각 1박 6만9000원(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남산), 12만9000원(인터컨 서울 코엑스)으로 '반값' 숙박 패키지를 판매하기도 했다. GS홈쇼핑이 판매한 인터컨 서울 숙박권의 경우 1만8000개 물량이 '완판'됐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붐비는 지방 관광지보다 수영장 등 부대시설도 이용하며 한적하게 쉴 수 있는 도심형 휴가를 선택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호캉스 열풍이 불었던 지난해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성수기를 기점으로 차츰 객실 예약이 오름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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