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넣으면 20주 받는 로또 'SK바이오팜' 청약 열기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0.06.2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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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가 15일 개최한 IPO(기업공개) 온라인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SK바이오팜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가 15일 개최한 IPO(기업공개) 온라인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SK바이오팜


올해 상반기 IPO(기업공개) 대어 SK바이오팜에 대한 공모주 청약 열기가 뜨겁다. 흡사 토요일 오후 로또를 사기 위해 로또 명당에 줄을 선 모습이다. SK바이오팜은 공모주 청약 첫날인 23일 6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몰리며 경쟁률이 61.9 대 1를 넘어섰다.



경쟁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배정받을 수 있는 주식 수는 줄어들고, 증권계좌로 환급되는 청약증거금은 늘어난다. 그렇다면 '로또' SK바이오팜을 놓친 이 자금은 어디로 갈까.

24일 오전 11시 41분 현재 SK바이오팜의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100 대 1을 훌쩍 뛰어넘었다. 배정 물량이 180만1898주로 가장 많은 NH투자증권은 187.03 대 1, 한국투자증권(121만2816주)은 228.64 대 1, SK증권(55만4430주)은 170.25 대 1, 하나금융투자(34만6518주)는 165.52 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막판 눈치 싸움을 고려하면 경쟁률은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이번 경쟁률은 역대 대형 공모주 청약 사례에 비춰보더라도 상당히 뜨겁다. 앞서 2014년 12월 진행된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에 30조원의 청약증거금이 몰리며 194.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SK바이오팜은 이를 손쉽게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치열해진 경쟁률로 배정받을 수 있는 주식 수는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경쟁률이 200 대 1인 경우 1억원을 청약증거금으로 넣는다면 배정 받을 수 있는 주식 수는 20주(98만원)다. 나머지 금액(9902만원)은 고스란히 증권계좌로 환급된다.

이렇게 환급된 자금은 어디로 흘러갈까.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청약 등 개인들의 주식 투자 경험에 따라 환급 자금의 방향도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전부터 주식을 해왔고, 공모주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환급 자금을 올 하반기 예정된 공모주 대기 자금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하반기 SK바이오팜에 이어 아이돌 그룹 BTS(방탄소년단)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 게임부문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 등이 상장에 나선다. 이외 다양한 리츠(부동산투자신탁)도 줄줄이 상장될 예정이다.

한 중권사 PB(프라이빗뱅커)는 "공모주 청약의 가장 큰 매력은 안정적인 저가매수의 기회다. SK바이오팜 청약 역시 마찬가지"라며 "코로나19(COVID-19) 국면 이후 바이오주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다른 바이오주로 넘어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처음 공모주 청약에 나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아예 증권 시장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 개인 투자자들이 청약에 뛰어드는 가장 큰 이유는 무위험이다. 주식을 배정받지 못하더라도 별도의 수수료 없이 온전히 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이달 초 신규 가입자 수가 크게 늘었다"며 "대부분 무위험으로 단기 수익 챙길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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