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광 볼턴, 문대통령 '눈엣가시'로 보고 사사건건 방해

뉴스1 제공 2020.06.2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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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서 '그 일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지난 2월  1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의 듀크대학교에서 가진 강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실패한 대북정책으로 북한에 2년이라는 시간만 더 벌어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지난 2월 17일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의 듀크대학교에서 가진 강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실패한 대북정책으로 북한에 2년이라는 시간만 더 벌어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북한이 2017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하며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직후, 백악관 초청을 받은 존 볼턴은 북한 정세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북 선제타격(preemptive?strike) 방법과 유효성을 설명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를 끝으로 야인 생활을 하고 있던 그는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를 방치하거나 군사력을 사용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곧 서게 될 것이라며 무력 사용의 정당성을 강변했다.



◇"북미 전쟁 가능성, 50%"=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을 "50% 정도로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대북 초강경파' 볼턴은 이에 동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옆에 있던 존 켈리 당시 비서실장에게 "당신 의견과 같네"라고 말했다.

북한과의 협상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고, 한국에 대한 위험성을 감수하고서라도 미국인들을 보호하기 위해선 군사 공격까지도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고 역설했던 그를 트럼프 대통령은 이듬해 4월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기용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오른쪽 아래)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9일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밝은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2018.2.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아베 신조 일본 총리(오른쪽 아래)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9일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밝은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2018.2.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볼턴 전 보좌관은 23일(현지시간) 발간되는 저서 '그 일이 일어난 방: 백악관 회고록'에서 자신이 한국의 대북 유화정책을 얼마나 못 마땅하게 여겼는지 그래서 남북미 관계 진전을 막기 위해 어떤 일을 도모했는지는 여실히 담았다.

볼턴 전 보좌관은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내용을 전하며 "한국은 햇볕정책을 숭배했다. 이건 북한에 잘하면 한반도에 평화가 온다는 것인데, 수차례 북한의 독제 체제에만 도움을 줬다"고 깎아내렸다.

◇ "文대통령, 북미 협상에서 쏜떼야" = 그는 1차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대가없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게 함으로써 "북한 수용소 사령관 김정은을 합법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정은을 만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열의에 질렸었다"고 썼다.


그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만난 뒤에는 당시 싹이 뜨고 있던 한반도 데탕트에 대해서 "모든 외교적 판당고(스페인의 구애곡)는 한국의 창조물"이었다며 "김정은이나 우리의 진지한 전략이라기보다는 한국의 통일 아젠다와 더욱 관계가 있었다"고 썼다.

북한 노동신문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2일(싱가포르 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140여 분에 걸친 단독·확대정상회담과 오찬, 정상회담 공동합의문 채택을 13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2018.6.1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북한 노동신문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2일(싱가포르 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140여 분에 걸친 단독·확대정상회담과 오찬, 정상회담 공동합의문 채택을 13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2018.6.1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볼턴 전 보좌관은 2018년 4월28일 한미 정상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포함해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고 전했으며, "북미 판문점 정상회담과 후속 남북미 3자회담을 강하게 밀어붙였다"고 전했다.

이에 볼턴 전 보좌관은 2008년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 때처럼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는 가짜 양보"라고 지적했다. 또 남북미 3자회담에 대해선 "이건 사진 행사에 자신을 밀어 넣기 위한 문 대통령의 노력이었다"고 폄훼했다.

그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앞두고 초미의 관심사였던 '종전선언'에 대해선 "당초, 북한의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데 이후에 통일 아젠다와 관련이 있는 문 대통령의 것으로 의심했다"며 이것이 종전선언을 받아들이지 않은 "또 다른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2018년 5월 26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에게 '행동 대 행동'은 미국이 수용하지 않을 것이지만, 북한이 비핵화에서 실질적 진전을 이루면 정치적 보상이 뒤따를 것임을 시사했다고 전하며 이것이 "문 대통령을 (북미) 협상에서 손을 떼도록 해야 하는지를 보여줬다"고 전했다.

◇ "햇볕정책의 어리석은 결과 느낄 것" = 그는 또 "한국의 좌파들이 '햇볕정책'이란 환상에 관여할 수 있게 한 것은 미국의 존재"였다며 "우리가 만약 한국을 떠나면, 그들은 사실상 알아서 해야 할 것이고, 그들이 행한 어리석음의 결과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회동을 마친 후 판문점을 나서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포토공용 기자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회동을 마친 후 판문점을 나서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포토공용 기자
또 2018년 9월 4일 한미 정상이 통화한 사실을 언급하며 "문 대통령은 (비핵화 협상 진전이 없었지만) 여전히 햇볕 정책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또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날 것을 제안했고, 9월 중반에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했다"며 "국내 정치적 이유로 원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하노이 노딜' 직후 한미 안보실장 대화에서 정의용 실장은 김 위원장이 '플랜B' 없이 한 가지 전략만 갖고 온 것에 놀랐다고 하고, 미측이 '행동 대 행동' 방식을 거부한 건 옳으나, 영변 폐기는 의미있는 첫 조치이며, 이는 북한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단계로 들어갔음을 의미한다는 문 대통령의 생각을 전했다면서 "이를 정신분열증적(schizophrenic) 아이디어"라고 막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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