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가 '한가득'…힘 못쓰는 경협주의 운명은…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2020.06.23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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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합의에 따라 철거했던 최전방 지역의 대남 확성기 재설치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23일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군 초소에 초병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지난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합의에 따라 철거했던 최전방 지역의 대남 확성기 재설치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23일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군 초소에 초병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지난 16일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며 남북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남북 경제 협력주들이 연일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경협주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방산주들은 꾸준한 상승세다.

이번 갈등 고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지고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심각한 경제난 등 북한의 여러 대내외 악재로 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향후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재개 등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을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긴장감은 높아지는 중이다.



23일 남북경협주들은 연일 하락세다. 북한관광 관련주인 아난티 (6,120원 ▲40 +0.66%)는 오후 1시45분 현재 전 거래일 대비 1.4% 하락한 9140원에 거래 중이며 개성공단 입주사인 신원 (1,290원 ▲10 +0.78%)(-2.04%), 인디에프 (667원 ▼11 -1.62%)(-2.79%), 좋은사람들 (1,055원 ▼10 -0.9%)(-2.68%)등도 하락했다. 건설·철도분야 경협주인 대아티아이 (3,010원 ▼5 -0.17%)는 -3.78% 하락했고 현대엘리베이 (40,100원 ▲250 +0.63%)(-0.3%), 현대로템 (38,450원 ▼2,700 -6.56%)(+0.69%) 등 지지부진한 주가를 보였다.

반면 방산주들은 대부분 상승세를 보였다. 일부 중소형 방산주들은 보름도 되지 않아 주가가 두 배 이상 오르기도 했다. 대표주자인 빅텍 (4,950원 ▲20 +0.41%)스페코 (3,885원 ▼30 -0.77%)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3.6%, 2.51% 상승했으며 지난 10~11일 주가 대비 두 배 가량 주가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협주와 방산주의 주가 방향이 일관됐던 것은 아니다. 외교 문제가 복잡하게 얽힌 만큼 이슈 하나하나에 주가의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16~17일만 해도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어 존 볼턴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일부가 외신을 통해 전해지는 등 경협주 악재가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서울=뉴스1) =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지난 22일 밤 경기도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에서 '6.25 참상의 진실'라는 제목의 대북전단 50만장과 ‘진짜용 된 나라 대한민국’ 소책자 500권, 1$지폐 2천장, SD카드 1천개를 20개의 대형애드벌룬을 이용해 북한으로 기습 살포하고 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2020.6.23/뉴스1(서울=뉴스1) = ‘자유북한운동연합’ 회원들이 지난 22일 밤 경기도 파주시 월롱면 덕은리에서 '6.25 참상의 진실'라는 제목의 대북전단 50만장과 ‘진짜용 된 나라 대한민국’ 소책자 500권, 1$지폐 2천장, SD카드 1천개를 20개의 대형애드벌룬을 이용해 북한으로 기습 살포하고 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2020.6.23/뉴스1
하지만 지난 19일 한국정부가 미국에 대북제재 완화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는 일본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경협주가 급등하기도 했다. 전날(22일) 장 마감 후엔 북한이 대남확성기를 재설치하는 등 위기감이 계속 고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길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본격적인 남북과 북미 간 샅바 싸움을 이어가고 있지만, 북한이 사실상 중단해왔던 핵실험과 ICBM 관련 개발을 재개할 경우 후폭풍이 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말 대선을 앞둔 미국 정치권에서 코로나, 인종차별 시위 등으로 북한의 존재가 잊혀진 점이 조급함을 더했을 것"이라며 "다만 핵보유국을 선언하고 러·중과 협력 및 독자생존을 모색하는 전략적 선회일 가능성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김여정 북한 제1부부장이 전면에 나선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나설 경우 대미·대남 관계에서의 정책 여지가 없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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