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펀드 최다 판매사 NH證, 운용사 임직원 고발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0.06.22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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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 사진=머니투데이 포토DB여의도 증권가 / 사진=머니투데이 포토DB


환매중단 사태에 사기 의혹까지 더해지고 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운용 임직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옵티머스운용 펀드를 두 번째로 많이 판매한 한국투자증권도 검찰 고발을 검토 중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 19일 옵티머스운용 임직원의 사기 등 혐의에 대해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운용의 총 펀드 판매액은 5355억원 규모로 이 중 NH투자증권이 4407억원으로 가장 많은 규모를 판매했다. 한국투자증권(677억원) 케이프투자증권(207억원) 대신증권(45억원) 한화투자증권(19억원) 등도 옵티머스운용 펀드의 주요 판매사들이다.

NH투자증권의 옵티머스운용 임직원 고발은 관련 의혹이 불거진 직후 발빠르게 이뤄졌다. 지난 18일 옵티머스운용은 당일 만기가 돌아온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채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제25호, 26호' 등 2개 펀드에 대해 판매사에 만기 연장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NH투자증권을 통해 판매된 환매연기 펀드의 규모가 217억원,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판매된 규모는 167억원이다.



문제된 옵티머스운용의 펀드는 당초 관공서 발주 공사 관련 매출채권에 투자해 안정적으로 운용된다고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대부업체 등 비상장사의 사모사채에 투자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금이 최종적으로 흘러들어간 곳은 NPL(부실채권)이나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쪽이었다.

이같은 의혹이 불거지면서 판매사들은 자산운용사가 다른 자산을 편입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묵인하고 펀드명세서까지 조작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NH투자증권이 의혹이 불거진지 하루만인 지난 19일에 검찰 고발까지 완료한 것이다. NH투자증권은 이날 영업점 판매 직원들과 옵티머스펀드 관련 사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검찰고발 여부를 아직 검토 중"이라고만 했다.

물론 옵티머스 측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는 "딜 소싱을 H 법무법인에 맡겼는데 이곳에서 채권을 위조한 것 같다"며 "이와 관련해 해당 변호사가 판매사와의 대책회의에 나와서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까지 했는데 우리가 사기쳤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H 법무법인에서 자산을 최대한 회수하기 위해 대형 로펌 2곳을 선임했다"며 "판매사들과 펀드 자산 중 가치가 있는 채권들은 더 자금을 투여해서라도 최대한 회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의 이같은 해명에 대해서도 판매사 측은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펀드 운용은 운용사의 고유 업무이기 때문에 운용보수를 받는 것"이라며 "(H법무법인의) 변호사가 (채권)위조를 했다고 사과하긴 했지만 위조를 자기 판단으로 했는지, 운용사 지시로 한 건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판매사들이 펀드가 이상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자산 내역을 들여다보려고 해도 예탁원 펀드명세서밖에 볼 수 없었다"며 "수탁은행에서 실제 편입자산을 알고 싶어도 판매사들은 운용행위에 참여하는 것이 엄격히 금지돼 눈뜨고 당할 수 밖에 없어 제도에 맹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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