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용산까지…'백화점 불모지'에 현대 깃발꽂는 정지선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20.06.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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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현대가 한남3구역 재개발 선정에 현대百 입점 효자 역할…내년 1월 여의도 오픈, GBC 상업시설 수주도 유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사진제공=뉴스1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사진제공=뉴스1


정지선 현대백화점 (48,800원 ▼1,000 -2.01%)그룹 회장이 서울의 핵심 입지이면서도 백화점 불모지였던 여의도와 용산 한남동에 잇따라 '더 현대'(The Hyundai) 깃발을 꽂을 예정이다. 더 현대는 현대백화점그룹의 BI(브랜드아이덴티티)다.

철저히 안전성 등 원칙을 바탕으로 뚜벅뚜벅 자신만의 길을 가는 '돌다리 경영'이 코로나19 시국에서 오히려 공세적인 전략을 취할 수 있는 토대가 됐다는 분석이다.



23일 건설·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 (33,250원 ▲850 +2.62%)이 지난 21일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인 '총 사업비 7조원' 규모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시공사로 선정되는데는 현대백화점 입점 공약도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16일 서울시 종로구 계동 현대건설 본사 사옥에서 윤영준 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장(왼쪽)과, 정지영 현대백화점 영업본부장이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건설<br>
지난해 10월 16일 서울시 종로구 계동 현대건설 본사 사옥에서 윤영준 현대건설 주택사업본부장(왼쪽)과, 정지영 현대백화점 영업본부장이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건설
범 현대가인 현대건설과 현대백화점은 시공사 선정 경쟁이 과열되자 지난해 10월 업무 협약을 맺고 '현대백화점이 입점하는 재개발 아파트 단지' 추진을 강력한 공약으로 내세웠다. 마치 '강남 원조' 압구정 현대아파트 내에 현대백화점 본점이 위치한 것과 비슷한 구도다.

주요 내용은 △한남 3구역 상가 내 현대백화점 계열사 및 보유 브랜드 입점 △상가 콘텐츠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상호 공동 기획 △한남3구역 입주민 대상 주거 서비스 제공 등이다. 한남3구역 입주민에게 현대백화점 문화 강좌를 포함한 다양한 문화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디에이치 한남 투시도/사진제공=현대건설디에이치 한남 투시도/사진제공=현대건설
단지 내 현대백화점 입점은 타 경쟁 건설사가 내놓기 힘든 차별화된 핵심 공약이었다는 평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MOU는 맺었지만 아직 상호 결정된 것은 없다"며 "다양한 콘텐츠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용산과 한강을 두고 마주한 여의도에선 현대백화점 여의도점 론칭 준비가 한창이다. 다음달 준공되는 여의도 초고층 복합시설 파크원(Parc1) 내에 내년 1월 서울 시내 최대 규모 백화점을 개시할 예정이다. 지하 7층~지상 9층 규모로 영업면적만 8만9100㎡에 달해, 현재 서울 최대 규모인 신세계 강남점(8만6500㎡)보다 크다.
현대백화점 여의도점(파크원) 조감도/사진제공=현대백화점현대백화점 여의도점(파크원) 조감도/사진제공=현대백화점
그간 여의도와 용산은 서울에서도 노른자위 땅으로 불려 왔으나 별다른 백화점 시설은 들어서지 않았다. 현재 부동산 시장 자극 우려로 잠정 보류된 상태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의도·용산 통합 개발을 추진해 온 터라 미래가 더욱 주목받는 지역이다.

현대백화점이 압구정, 목동, 신촌, 신도림(디큐브시티점) 등 기존 유통 경쟁자(롯데-신세계)들과 중복되지 않는 블루오션 상권을 노리는 전략을 이번에도 잘 이어갈 지 주목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착공 허가를 받은 현대차 (235,000원 ▲4,000 +1.73%)그룹의 국내 최고층 삼성동 GBC(글로벌비즈니스센터) 내 상업시설 입점도 유력해 이번 한남 3구역 재개발 뿐 아니라 범현대가 협력 사업 범위도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타 유통 기업들에도 입찰 의향 검토를 물어오긴 했지만, 사실상 GBC에는 이미 현대백화점이 낙점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GBC 조감도/ 사진제공=강남구 현대차 GBC 조감도/ 사진제공=강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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