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동지는 없다…'K배터리' 동맹 필요한 이유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20.06.23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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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업계와 전기차 배터리업체간 합종연횡은 이미 세계적 흐름이다. 전기차 시장은 날로 커지는데 배터리 생산은 한국과 중국, 일본 등 3개국에 압도적으로 쏠려있어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필수 과제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 LG그룹 총수 회동에서 알 수 있듯 현대자동차와 국내 배터리 업계간 협업도 강화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중국이 세계 최대의 전기차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전기차 굴기를 모색하는 흐름에 견제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한국 1위지만...영토 늘리는 중국
영원한 동지는 없다…'K배터리' 동맹 필요한 이유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4월 누적 기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LG화학이 25.5%로 1위를 달리고 있다. LG화학에 밀린 일본 파나소닉(22.9%)은 2위로 내려앉았고, 중국 CATL(21%)은 3위를 기록 중이다. 삼성SDI(5.6%)와 SK이노베이션(4.2%)도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이 고객사를 늘리며 점유율을 키우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로 꼽히는 시장을 가진 데다가 정부와 배터리업체가 한몸을 이뤄 움직이고 있어서다.

전기차 업계 선두주자인 테슬라는 파나소닉으로부터만 배터리를 공급받다 지난해 LG화학, 올해 중국 CATL 등으로 협력업체를 다변화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8일 CATL은 16년간 120만마일(약 200만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를 제조할 준비가 됐다고 발표했는데, BBC는 CATL이 테슬라와 이 배터리를 공동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달초 CATL은 그동안 LG화학과 파트너십을 맺어오던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도 처음으로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CATL은 이밖에도 폭스바겐, BMW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의 관계를 넓히고 있다.

이처럼 테슬라와 GM등이 중국 배터리업체에 손을 내미는 것은 세계 최대 규모로 꼽히는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가격 인하 효과도 따라온다. 테슬라는 모델3 스탠다드 모델에 CATL의 리튬 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하면서 원가를 15~20% 낮출 것으로 기대하며, GM 역시 인산철 배터리로 중국 시장에서 차량 가격을 낮추겠다는 의도다.

장기전 가려면 결국 '스스로 해결'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게다가 유럽의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 기술 내재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기차 원가의 30% 가량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한국과 중국, 일본 등에 의존하면 장기적으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울 뿐더러, 자동차업계가 오랫동안 누려온 시장 주도권을 뺏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LG화학과 삼성SDI 등에서 배터리를 공급받는 폭스바겐은 지난해 스웨덴 신생업체인 노스볼트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발표, 독일에 제조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역시 2014년 자회사로 편입한 아큐모티브를 필두로 배터리 생산에 나섰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은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 32억유로(약 4조3400억원)의 보조금을 투입키로 결정하기도 했다.

이와 비슷하게 일본의 토요타자동차는 올 2월 파나소닉과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발표하는 등 자국 기업간 협업을 강화하고 있고, 최근에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CATL과도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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