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억 환매 중단된 옵티머스운용…금감원, 이미 눈여겨봤다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0.06.19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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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자산 만기 미스매치·사모사채 편입비중 높아…19일 현장검사

여의도 증권가 / 사진=머니위크여의도 증권가 / 사진=머니위크


금융감독원이 390억원 규모 관공서 확정매출채권 펀드 환매가 연기됨에 따라 19일 현장검사에 돌입한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운용사와 판매사 양쪽 입장을 듣고 사실관계를 파악하는데 주력하는 한편, 앞서 서면조사를 통해 밝혀진 문제점에 대해서도 점검할 예정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부터 환매 연기 사태가 발생한 옵티머스자산운용에 대해 현장검사를 실시한다.



전날 옵티머스자산운용은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채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제25호, 26호'에 대해 만기 연장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 펀드의 만기일은 6개월이었다. 환매 연기 금액은 NH투자증권은 217억원, 한국투자증권은 167억원으로 합하면 390억원 가량이다.

금감원은 이미 지난해 사모펀드 전수조사를 진행하면서 옵티머스자산운용을 눈여겨봤던 것으로 전해진다. 라임 사태 이후 펀드 자산과 만기가 미스매칭되고 유동성이 떨어지는 사모사채를 많이 편입한 펀드를 주로 들여다봤는데 옵티머스자산운용이 모두 해당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감원 역시 해당 운용사의 매출채권이 아예 잘못됐을 가능성은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400억 환매 중단된 옵티머스운용…금감원, 이미 눈여겨봤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서면조사 때 발견된 문제점과 함께 펀드 환매 연기 관련 사실관계도 파악할 계획이다. 펀드 환매 연기 원인에 대해 운용사와 판매사가 다른 주장을 하고 있어서다.

옵티머스자산운용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위조된 것 같다"며 "딜 소싱을 해온 법무법인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또다른 대형 로펌을 선임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자신들도 법무법인에 속았다는 입장이다.

판매사들은 운용사의 주장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딜 소싱한 법무법인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말했는데, 그 내막을 어떻게 알겠냐"며 "그렇더라도 펀드 설정과 운용에 대한 책임은 운용사에 있다"고 말했다.


관공서 매출채권이 아닌 다른 자산이 편입됐을 가능성도 언급된다. 또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관급공사는 어음 안쓰고 100% 현금결제하기 때문에 제대로만 넣었다면 환매가 중단될 일이 없다"며 "NPL(부실채권), 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에 대출이 나갔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이와 관련 전날 주요 판매사인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케이프증권과 대책회의를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자산을 동결시켜 최대한 회수하겠다고 판매사들을 달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19일 현장검사를 나가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라며 "판매사와 운용사 간 얘기가 좀 다른데 현장검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해보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사건이 더 확대될까 우려하고 있다.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설정잔액이 약 5300억원에 달하는데, 그동안 해당 운용사가 비슷한 관공서 매출채권펀드만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월말 영업보고서 기준 NH투자증권이 판매한 옵티머스운용 펀드 설정잔액은 4407억원이고 한국투자증권(677억원) 케이프투자증권(207억원) 순으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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