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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선 못 간다"…포스트코로나 GVC의 미래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2020.06.1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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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8일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산업부-OECD 합동 포스트 코로나 대응 컨퍼런스'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8일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산업부-OECD 합동 포스트 코로나 대응 컨퍼런스'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세계경제가 직면한 중요한 순간에서 우리는 모든 힘을 다해 보호주의와 무역긴장 강화를 막아야 한다. 어떤 국가도 혼자서 이 길을 갈 수 없다. 글로벌 상호의존성과 활발한 GVC(글로벌 공급망), 무역·통상의 회복력이 코로나19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

코로나19(COVID-19)는 개인의 일상만 바꾼 것이 아니다. 전례 없던 전염병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글로벌 산업·통상 질서를 뒤흔들었다. 교역규모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GVC는 위기를 맞았다. 각국은 방역물자에 대한 수출제한 조치에 나섰고, 해외로 나갔던 생산시설을 자국으로 다시 불러들이려는 리쇼어링 정책을 강화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효과적인 GVC 구축을 위해선 각국이 함께 손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18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함께 개최한 '산업부-OECD 합동 포스트 코로나 대응 컨퍼런스'에서 이들은 GVC의 회복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컨퍼런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산업·통상 질서 재편에 따른 대응 방안을 주제로 열렸다. 지난달 29일 성윤모 산업부 장관과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이 화상회의를 통해 컨퍼런스 개최에 합의했다. 행사는 코로나19 방역 원칙을 지키며 대면 컨퍼런스 형태로 진행됐다. 국외 참석자들은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참석했다.

성 장관은 개회사를 통해 △상호연결(Inter-connectivity) △혁신(Innovation) △포용(Inclusiveness) 등 '3I'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질서 재편 대응의 핵심 요소로 제시했다.

성 장관은 "GVC가 고도로 상호연결된 것을 고려하면 어떤 국가도 글로벌 생산과 교역에서 복잡한 상호의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전지구적 협력과 연대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을 지속가능하게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혁신과 저탄소 에너지혁신을 통해 경제회복을 견인하고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디지털뉴딜과 그린뉴딜 정책을 소개했다. 또 "포용성의 가치를 증대하는 노력과 동시에 사람중심 가치를 추구하고 고용안전망을 늘려 우리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확충해가겠다"며 "OECD와 함께 작성중인 포용적 성장을 위한 한국의 전략 보고서를 올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8일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산업부-OECD 합동 포스트 코로나 대응 컨퍼런스'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8일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린 '산업부-OECD 합동 포스트 코로나 대응 컨퍼런스'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기조연설에 나선 구리아 사무총장은 "코로나19로 전세계 공급망이 엄청난 압력을 받았는데, GVC가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며 "어느 국가도 혼자만으로는 위기를 극복하는데 필요한 모든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기업은 안전재고 추가 비축 등 리스크 관리를 염두에 둬야 하고, 정부는 기업들이 회복력 있는 활발한 GVC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제로섬 게임의 결과에 도달하지 않도록 모든 국가가 윈-윈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무역긴장을 완화해야 한다"며 "국제협력을 통해 손을 잡아야 성공적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 연사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GVC 재편 분석 및 전망 △디지털·비대면 관련 산업·통상 환경 전망 및 전략 △코로나19 관련 기업환경 변화 분석 및 대응 방향 등 3가지 주제에 대한 발표와 토론을 진행했다. 버나드 호크만 유럽대학연구소 교수, 크리스토퍼 핀들래이 호주국립대 교수, 존 덴톤 국제상공회의소(ICC) 사무총장, 필 오레일리 OECD 기업산업자문위(BIAC) 의장 등 주요 국제기구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발표자로 나섰다.

켄 애쉬 OECD 무역농업국장은 "각국이 코로나19 물자 수출을 제한하고 국내 수급 확보를 위한 노력을 하면 가격이 전세계적으로 다 오르는 등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며 "이전보다 많은 국가에서 정부의 개입이 이뤄졌고 어느때보다 큰 충격 위기에 직면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부가 기업들의 국경간 거래가 잘 이뤄지도록 지원해 공급망을 보장하면 더 빠른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버나드 호크만 교수는 "코로나19 초창기엔 최대한 국내에서 확보할 물량을 비축하려는 대응이 있었지만 이는 지속적이지 않은 해답"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글로벌 공급망이 중요하고, 전세계적으로 공급처를 다각화해야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로컬 소싱이라는 퇴보를 반복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호크만 교수는 "무역긴장 완화를 위해 다자주의 가치가 필요하다"며 "개방적인 다자협정을 체결해야 글로벌 공급망의 회복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과정에선 "영향력이 큰 G20 회원국들이 협력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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