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던전' ·엔씨 '리니지'처럼…넷마블도 자체 IP 키운다

머니투데이 이진욱 기자 2020.06.2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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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에이지 월드' 이어 다음달 8일 '마구마구 2020' 출시…독자 IP 키운다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사진=넷마블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사진=넷마블


싱어에서 싱어송라이터로. 타사 유명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게임들을 성공시키며 국내 대표 게임사로 성장한 넷마블이 자체 IP를 앞세워 흥행몰이에 나섰다. 외부 IP로 발생하는 로열티를 줄이면서 이익을 극대화시킨다는 전략이다. 앞서 자체 IP를 이식한 'A3 스틸얼라이브', '스톤에이지 월드'에 이어 신작 '마구마구2020 모바일'까지 잇따라 히트작 대열에 오를지 주목된다.

넥슨·엔씨에 비해 자체 IP 히트작 부족하단 평가…로열티 지출로 영업익 증가 한계도
넷마블은 최근 모바일 턴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스톤에이지 월드’를 글로벌 172개국에 동시 출시했다. '스톤에이지 월드'는 넷마블의 자체 IP인 PC 온라인게임 '스톤에이지'를 활용했다. 넷마블 개발 자회사 넷마블엔투가 개발했고 캐주얼한 3D 그래픽으로 석기 시대 생활, 다양한 펫 등 원작의 감성을 담아냈다는 평가다.



이 게임은 250마리가 넘는 펫을 이용자들이 조련사가 돼 직접 포획하고 수집하는 등 새로운 재미를 준다. 지난 18일 사전 다운로드 8시간만에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하면서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는 출시 초반 호성적으로 이어졌다. 24일 기준 국내 애플 앱스토어 게임매출 4위, 구글 플레이 게임매출 10위에 올랐다.

'스톤에이지 월드'에선 넷마블의 전략 변화가 읽힌다. 자체 IP 강화다. 넷마블은 국내 게임업계 빅3로 불릴만큼 성장했지만 자체 IP 히트작이 부족하다는 점은 '옥의 티'였다. 다른 회사의 IP로 만든 게임들을 성공시킨 적은 숱하나, 자체 IP로 같은 퍼포먼스를 보인 적이 드물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킹 오브 파이터 올스타’, ‘BTS 월드’ 등 외부 IP를 기반으로 한 신작들이 주를 이룬다.



자체 IP를 기반으로 게임을 제작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외부 IP 활용시 소요되는 로열티가 없어서다. 많이 팔린만큼 많이 내는 로열티의 특성상 자체 IP 여부에 따라 영업이익면에선 큰 차이가 난다. 자체 IP를 많이 보유한 넥슨, 엔씨소프트와 비교돼왔던 것도 이 부분이다. 일례로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각각 던전앤파이터, 리니지라는 대표 IP가 있지만, 넷마블은 흥행작 대부분이 타사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다. 넷마블(9.3%)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넥슨(38%), 엔씨소프트(28.2%)보다 낮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넷마블 '스톤에이지 월드'/사진=넷마블넷마블 '스톤에이지 월드'/사진=넷마블
자체 IP 강화 선언한 넷마블…세븐나이츠2·타임원더러 등 줄줄이 출시
넷마블은 '스톤에이지 월드'에 앞서 지난 3월 'A3 스틸얼라이브'를 출시하며 자체 IP 강화를 선언했다. 이 게임은 지난 2002년 출시한 넷마블의 PC온라인 RPG 'A3'를 배틀로얄 콘텐츠와 MMORPG를 접목한 융합장르다. 출시 전 사전 다운로드 시작 5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인기 순위 1위에 올랐고, 현재까지 구글플레이 스토어 매출 순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올 하반기에도 이어진다. 넷마블은 자체 IP '세븐나이츠'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 '세븐나이츠2'를 올 4분기 출시한다는 목표다. 원작의 30년 후 세계관을 담았다. 하나의 캐릭터에 집중해 성장시키는 기존 MMORPG와 달리 다양한 영웅을 수집하고 그룹전투를 진행하는 차별성을 지녔다.


세븐나이츠의 스위치 버전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도 4분기에 내놓는다. 이 게임은 세븐나이츠의 여덟 번째 멤버인 '바네사'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독자적인 스토리라인이 특징이다. 특히 넷마블이 콘솔 시장에 내놓는 첫 타이틀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다음달 8일 출시할 모바일 야구게임 '마구마구 2020 모바일'도 자체 IP다. 마구마구 2020은 2006년부터 서비스 중인 PC 온라인 야구게임 '마구마구'의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이다. 특유의 SD 캐릭터와 투수 타자간 수싸움이 가능한 실시간 대전 등 마구마구의 재미를 모바일에서도 즐길 수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경쟁사들에 비해 자체 IP로 제작한 게임이 부족하다는 것은 넷마블의 과제였다"며 "A3 스틸얼라이브를 기점으로 스톤에이지 월드까지 연달아 성공시킨다면 수익면이나 운영면에서도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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