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사장 "케이블TV와 합쳐 새가치 찾겠다"

머니투데이 대담=성연광 정보미디어과학부장, , 정리=오상헌 기자, 사진=이기범 기자 2020.06.22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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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초대석]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대표 "MSO 3곳 매각 큰 기회"…"억지로는 안한다"

머투초대석 김철수 케이티스카이라이프 사장 인터뷰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머투초대석 김철수 케이티스카이라이프 사장 인터뷰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케이블 TV를 인수한다면 지역방송 기능을 잘 살려 경쟁력 있는 통합 미디어 회사로 거듭나겠습니다.”

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사장이 케이블 TV 인수합병(M&A)에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했다.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본사에서 만난 김 사장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입장에서도 IPTV(인터넷TV)보다는 스카이라이프와 함께 생존하는 것이 새로운 가치를 지켜가는 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스카이라이프는 최근 현대HCN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 경쟁한다. KT만 유일하게 방송 계열사인 스카이라이프가 참전했다. 김 사장은 인터뷰 내내 “방송 사업자로서 생존을 위한 독자적인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KT는 점유율 합산규제 이슈로 지난해 경쟁사들이 케이블TV 1, 2위 기업이 인수되는 걸 가만히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런 만큼 올해는 KT가 어떤 형태로든 승부수를 띄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현대HCN외 딜라이브와 CMB도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다. KT가 취할 수 있는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얘기다. 김 사장은 다만 “전략이 맞지 않으면 굳이 무리하진 않겠다”고 했다.



-취임 후 석 달 동안 중점 추진한 사안이 뭔가. 소회는
▶스카이라이프가 처한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자 직원, 대리점 사장 등과 꾸준히 만났다. 그 과정에서 개선점을 찾아 많은 걸 실행하기도 했다. 전국 가입자가 400만명이 넘는데 우리 직원은 고작 350명이다. 대단한 회사라는 걸 느꼈다. 지금까지 보여준 강한 모습처럼 직원들과 또 다른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 현대HCN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배경은.
▶지금까진 잘해 왔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와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과 두려움이 있다. 인수전 참여는 생존 전략의 연장선이다. MSO 3곳이 시장 매물로 나와 있는데 우리에겐 더 없는 기회다. 바이어(구매자) 입장에서 선택이 폭이 그만큼 넓다. 스카이라이프의 재무구조는 튼튼하다. IPTV가 가격 부담이 없는 고가 상품을 선택하는 이용자들을 겨냥했다면 스카이라이프는 ‘실속형 소비’를 원하는 이용자들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고 싶다.



-KT그룹에서 KT스카이라이프가 유료방송 인수 주체로 나선 이유가 있나.
▶생존 차원에서 꼭 필요하다고 독자 판단했다. 스카이라이프는 스카이TV를 비롯해 여러 독자 채널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MSO의 지역방송을 활성화하고 제작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다.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해 실속형 중저가 상품 시장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IPTV가 가격 부담이 없는 고가 상품을 선택하는 이용자들을 겨냥했다면 스카이라이프는 ‘실속형 소비’를 원하는 이용자들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사업자로 자리매김하고 싶다. 하지만 무리하진 않겠다. 상황과 조건에 맞지 않는데도 꼭 (인수)할 생각은 없다.

-케이블 TV 인수로 스카이라이프의 ‘공공성’에 대한 우려도 있는데
▶스카이라이프는 지상파 난시청 해소, 도서산간 보편적 방송 서비스 등 커버리지 측면의 공적 역할이 크다. 통일 대비 매체로서의 기능도 있다. 이같은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일단 생존해야 한다. 그래서 MSO 인수전에 뛰어든 거다. MSO를 인수한다면 지역성을 잘 살려 경쟁력 있는 회사로 발전시키려고 한다. 스카이라이프와 MSO가 둘 다 살아남는 전략이다.
머투초대석 김철수 케이티스카이라이프 사장 인터뷰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머투초대석 김철수 케이티스카이라이프 사장 인터뷰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합산규제는 이미 끝난 규제다. 합산규제를 논의할 만큼 유료방송 시장이 비대칭적인가. 그렇지 않다고 본다.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도 이미 상당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다. 합산규제로 보호받아야 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신성장 동력으로 제시한 렌탈 사업 등 홈 솔루션 사업은 기존 위성방송 사업과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나
▶‘포스트 코로나’ 국면에선 여러 사업 기회가 있을 거다. 소비성향이 높은 도심권 고객에 대한 개방형 서비스를 제공할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소비자들은 결합 상품을 원한다. 가족 구성원들이 원하는 패밀리 솔루션으로 사업을 확대해야 생존을 넘어 성장할 수 있다. 렌탈 사업도 가정 내에서 편리하게 제품을 제공하는 쪽으로 개편하려고 한다. 예컨대 TV, 냉장고, 에어컨을 사기 위해 고객들이 직접 개별 전자회사를 접촉하지 말고 스카이라이프의 구매력을 이용하라는 거다.


-자체 제작 콘텐츠 투자를 늘리겠다고 했는데 준비 상황은
▶스카이TV를 통해 콘텐츠 제작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스튜디오앤뉴나 디스커버리와 콘텐츠 제작 연대와 제휴를 해 나가면서 어떤 방향으로 개발하고 유통하는 게 좋을 지 고민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처럼 우리나라는 이미 최고의 콘텐츠 만들 수 있는 나라가 됐다. 대한민국은 정말 많은 갈등이 존재하는 나라고 갈등의 용광로다. 한국에서 일어난 사회적 현상과 이슈를 잘 관찰하고 갈등관계를 이해하면서 한국적 콘텐츠를 만들면 강국이 될 수 있다고 본다.

-OTT 등장으로 미디어 산업이 일대 변혁기인데
▶바야흐로 개방형 시대다. OTT 개방형 서비스가 계속 활성화하면 저희가 확보한 개방형 플랫폼이 고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제휴를 원하는 OTT와는 협의 과정을 거쳐 많은 서비스가 론칭되도록 하려고 한다. 넷플릭스도 마찬가지다. 한국 내 전략에 따라 변수가 있을 것이다. 고객의 선택권을 넓히는 차원에서 (제휴) 검토는 하고 있다.

-규제 차원의 개선이나 지원방안에 대한 제안이 있다면.
▶유료방송 시장 범위를 OTT까지 확대해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과거 우리는 합산규제, DCS(접시안테나없는 위성방송)서비스 중단 권고 등 소비자 권익 침해나 방송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로 수년간 성장이 정체된 경험이 있다. 기존 정책, 규제 프레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유연한 방송통신 규제 프레임 구축이 중요하다. 사전적 규제보다 수평적 규제와 공정경쟁 구도 창출에 주력해야 한다고 본다.
머투초대석 김철수 케이티스카이라이프 사장 인터뷰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머투초대석 김철수 케이티스카이라이프 사장 인터뷰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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