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금호석유화학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지난해보다 11% 늘어난 4081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적 수요 위축 탓에 석유화학 업종이 대부분 부진한 가운데 금호석유화학만 나홀로 '짬짝 실적'을 올린 것이다.
일부에서는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최근 10년 간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금호석유화학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을 5780억원으로 제시했다.
계열사인 금호피앤비화학에서 생산하는 페놀유도체도 코로나로 수요가 급증했다. 페놀과 아세톤, 비스페놀A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아세톤은 손 소독제의 원재료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에 유가 하락까지 겹쳐 대부분의 화학제품 가격이 급락한 와중에도 아세톤만큼은 가격이 되레 더 뛰었다.
이 같은 생산체제 구축은 화학 사업의 수익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스티렌부타디엔 고무(SBR) 수익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금호석유화학은 2016년 생산라인 일부를 NB라텍스로 전환했고 지난해에는 이 설비를 추가로 증설했다. 페놀유도체 시황 약진이 예고된 2018년에는 당초 신일본제철화학과의 합작사로 출발한 금호피앤비화학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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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확장을 최소화하고 가장 잘하는 석유화학 본질에 주력한 것은 2015년 금호가(家) 계열 분리 후에 더 빛났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NB라텍스나 아세톤 사업에 치중한 것도 석유화학 본업에서 내실을 더 다지자는 박 회장의 용단이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낮은 수익성이 우려됐던 범용 합성고무의 비중을 낮추는 대신 NB라텍스로 재빨리 전환한 게 신의 한수"라며 "질병 발생률이 높은 동남아시아 등 수요처가 풍부해 코로나 이후에도 NB라텍스와 아세톤 수요는 계속 고수익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