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리스크에 방산주 '들썩'…'2배' 훌쩍 오른 종목도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20.06.1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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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북한이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16일 오후 2시 49분경 폭파했다. 사진은 우리군 장비로 촬영된 폭파 당시 영상 캡쳐. /사진제공=국방부북한이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16일 오후 2시 49분경 폭파했다. 사진은 우리군 장비로 촬영된 폭파 당시 영상 캡쳐. /사진제공=국방부


북한이 개성공단에 위치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하는 등 남북관계가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남북 경협 관련주의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방위산업 관련주들의 상승세는 가파르다. 대북 리스크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중장기적으로 방위산업주들이 주목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 오전 11시 현재 북한 관광 관련 종목으로 분류되는 아난티 (5,960원 ▼40 -0.67%)는 전날보다 340원(3.99%) 내린 8190원에 거래 중이다. 개성공단 입주사인 좋은사람들 (1,055원 ▼10 -0.9%)은 40원(1.97%) 하락한 1990원에, 건설·철도 분야의 경협주로 꼽히는 현대로템 (41,150원 0.00%), 대아티아이 (3,020원 ▼30 -0.98%)도 각각 2.46%, 1% 하락 중이다. 이 종목들은 북한의 위협이 시작된 이달 초 이후 꾸준히 내림세를 타고 있다.



반면 방산주들은 상승세다. 한국항공우주 (49,200원 ▲150 +0.31%), LIG넥스원 (162,300원 ▲4,200 +2.66%),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34,000원 ▲8,000 +3.54%)는 이달 들어 주가가 3.9%, 5.8%, 21.8% 올랐다. 중소형 방산주는 상승폭이 더 컸다. 같은 기간 빅텍 (5,470원 ▲540 +10.95%)은 4000원대에서 1만1000원대까지 두 배 넘게 뛰어올랐다. 퍼스텍 (3,450원 ▼5 -0.14%)은 38.8%, 스페코 (4,265원 ▲240 +5.96%)는 76.7% 상승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이 같은 흐름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북한이 연락사무소 폭파에서 그치지 않고 금강산과 개성공단, 비무장지대 내 감시초소(GP)에 군사력을 배치하며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어서다. 대북 전단 살포를 빌미로 한 추가적 무력 도발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당분간 대북 리스크가 증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과 관련,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북 리스크가 방산업체 단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코로나19(COVID-19) 사태에 따른 추경으로 국방예산이 1조7000억원 삭감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북 리스크가 강화되면 중장기 국방예산 계획은 정상 인식되거나 증액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7일 오전 경기도 파주 DMZ내에 위치한 대성동 마을회관 옥상에서 본 북한 기정동 마을. /사진공동취재단 / 사진=사진부 기자 photo@7일 오전 경기도 파주 DMZ내에 위치한 대성동 마을회관 옥상에서 본 북한 기정동 마을. /사진공동취재단 / 사진=사진부 기자 photo@
국방예산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방위력 관련 투자가 늘어나게 돼 다양한 방산업체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볼 수 있다. 이 밖에 현재 정부가 평화를 위해 강한 군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유지하고 있어 방산업체들이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반면 북한이 우리 증시에 주는 영향은 단기적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있다. 과거 북한발 악재가 터졌을 당시 시장이 크게 변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단기적 충격으로 테마주들이 쉽게 오르내릴 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대세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숨졌을 때 코스피지수는 3% 넘게 떨어졌지만 곧바로 직전 주가 수준을 회복했다.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 때도, 2016년 개성공단 폐쇄 때도 증시 변동성이 커졌지만 열흘 안에 주가가 안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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