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안정적인 관공서 매출채권 사모펀드도 환매 연기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0.06.1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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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 신축건물 공사현장.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뉴스1국립암센터 신축건물 공사현장.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뉴스1


관공서에서 발주하는 공사의 매출채권에 투자해 안정적이라고 알려졌던 사모펀드의 환매가 연기됐다. 지난해 라임자산운용 환매 연기 사태에서 시작된 사모펀드 연기 사태가 해외 대체투자펀드에서 국내 대체투자펀드로까지 확산되는 모습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에 이날 만기가 돌아온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채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제25호, 26호'에 대해 만기 연장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펀드 만기는 6개월이었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은 이날 투자자들에게 환매 연기를 통보할 계획이다. 이번에 환매가 연기된 펀드의 판매액은 총 217억원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법률적 사유"라고만 환매 이유를 전했다.



이 펀드는 관공서가 발주한 공사를 수주한 건설사나 IT(정보통신) 기업의 매출 채권을 싸게 사들여 수익을 내는 펀드다. 기대 수익률은 연 3% 안팎으로 낮은 편이지만 펀드 자산의 95% 이상이 정부 산하기관 및 기업의 공공기관 매출채권이라는 점에서 높은 안정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자산을 6개월 내외의 채권으로 구성해 금리 변동 리스크를 최소화한다고 홍보해왔다. 이번에 환매가 연기된 펀드의 경우 만기가 6개월이었고,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설정한 다른 매출채권펀드도 대부분 만기가 6, 9, 12개월로 짧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당초 법인전용 펀드였는데 인기가 높아지자 판매사 PB(프라이빗뱅커)들의 요청으로 판매 대상을 확대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사태가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안정성이 뛰어난 관공서 매출채권펀드가 환매가 연기됐다는 점에서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관공서 매출채권에만 투자했다면 환매가 연기될 리 있겠나"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옵티머스자산운용 측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담당자가 부재 중"이라는 답변만 받았다.

금융당국은 환매 연기가 발생한 펀드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펀드 환매 연기가 발생하면 당국에 보고를 하게 돼 있다"며 "자세한 내용을 파악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당혹스럽다"며 "비슷한 유형의 펀드를 6000억원 정도 팔았는데 2000억원 가량은 환매가 정상적으로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판매액은 NH투자증권이 4407억원으로 가장 크고, 이어 한국투자증권(677억원), 케이프투자증권(207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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