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5G 시대 열린다…"무궁화위성 6A호 4년 뒤 우주로"(종합)

'개국 50주년 ' KT SAT 금산위성센터 가보니

KT SAT 직원들이 금산위성센터 위성 안테나를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KT SAT

#. 건물 위 지름 27.4m의 대형 위성 안테나가 시선을 압도했다. 고개를 돌려보니 수십개의 대형 위성 접시들이 푸른 잔디밭을 빽빽하게 채우고 있다. KT SAT의 금산위성센터 모습이다. 금산군 양전리 일대 1만8000여평에 자리한 금산위성센터는 국내 최초 위성통신 기지국이다. 아시아에서도 최대 규모다. 1970년 6월 문을 열어 올해로 개국 50주년을 맞았다. 당시 1개의 안테나·136회선으로 시작해 지금은 45개 초대형 고성능 안테나와 7000회선을 보유한 위성 텔레포트(Teleport)로 성장했다.

국내 유일 위성서비스 기업 KT SAT은 18일 이곳에서 개국 50주년 기념 비전 선포식을 열고 2024년 차세대 위성 '무궁화위성 6A호'를 쏘아올린다고 발표했다.

무궁화위성 6A호는 데이터 전송 처리량이 기존 대비 10배 이상 많고 발사 후에도 커버리지 변경이 가능한 차세대 위성이다. 이 위성부터 5G 통신을 연결해 바다나 하늘 위에서도 끊김없는 5G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재난 시 지상 5G 통신이 끊겼을 때도 위성을 통해 5G망을 백업할 수 있다.

송경민 KT SAT 대표는 "민간 기업이 우주 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가 오면서 끊김 없는 네트워크 제공을 위한 위성 통신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이라며 "플랫폼 위성 사업자로의 전환과 정부의 우주 프로젝트 적극 참여 등으로 앞으로의 50년 위성 산업을 견인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무궁화위성 6A호' 2024년 우주로…한국형 정밀 GPS 보정시스템 보조위성 예정

KT SAT 금산위성센터에서 KT SAT 송경민 사장이 KT SAT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사진=KT sAT

무궁화위성 6A호는 2025년 수명이 종료되는 무궁화위성 6호의 승계 위성으로 동일한 궤도인 동경 116도에 발사된다. 무궁화위성 6A호에는 데이터 전송 처리량이 기존 대비 10배 이상 많은 '대용량 위성'(HTS) 기술이 적용된다. 또 발사 후 커버리지 변경이 가능한 '가변빔'(S/W Defined Sat) 기술도 탑재될 전망이다.

주 역할은 스카이라이프 방송 중계기이지만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국책사업 '한국형 정밀 GPS 보정 시스템'(KASS)의 보조 위성 기능을 할 중계기도 탑재된다.

KASS는 항공기의 이착륙, 최적의 항로 제공, 내비게이션 오류 탐지, 자율주행 등에 적용된다. KASS가 구축되면 현재 30m 수준인 GPS 오차는 1m 수준으로 줄어든다. 정부는 현재 KASS 1기 위성을 제작 중이며 내년 하반기 발사가 목표다. 무궁화위성 6A호는 이 1기 위성의 보조위성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이밖에 KT SAT은 한국형 GPS 사업이라 불리는 '한국형 위성항법 시스템(KPS)와 국가공공통신망 등을 제공할 '공공복합통신위성' 등 국책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목표다.

한국형 GPS 사업은 7기의 항법위성을 띄워 독자적인 GPS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2035년 서비스 예정이다. 현재는 미국 등 타국에 GPS를 의존하기 때문에 전쟁이나 재난 시 이용에 한계가 있다. KT SAT은 7기의 위성 중에 자사 위성을 포함시키는 것이 목표다.

무궁화위성 6A호는 위성 5G 서비스 제공의 핵심 역할도 맡는다. 송 대표는 "무궁화위성 6A호의 대용량성과 가변성은 5G로 인한 급격한 트래픽 증가를 수용하는데 적합하다"며 "올해 탑재체와 적용 기술을 확정하고 내년 상반기에 위성체 제작에 돌입해 2024년 발사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위성 기반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바다·하늘 위에서도 위성통신

KT SAT 직원들이 금산위성센터 위성 안테나를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KT SAT

KT SAT은 통신 사각지대인 해양·우주까지 연결 가능한 위성 네트워크를 앞세워 위성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할 계획이다.

그 중에서도 KT SAT이 가장 강점을 가진 사업부문은 MVSAT(해양 위성통신)이다. KT SAT은 MVSAT에서 연평균 20% 성장률을 기록하며 국내 상선 시장의 70% 이상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MVSAT은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바다 한가운데서도 인터넷, 인터넷전화(VoIP), CCTV 선박 운항 관리 등을 이용할 수 있는 해양 위성통신이다. 여러 솔루션을 하나의 서버로 묶는 '해양 통합 플랫폼'도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섬이 많아 통신환경이 좋지 않은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이 주 타깃이다. 향후 중동과 몽골, 아라비아해까지 공격적인 시장 진출을 모색 중이다.

송 대표는 "해외 사업 시작한 지 2년 정도 됐고 해외 매출은 전체 매출의 12% 정도"라며 "매출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항공기 와이파이 서비스(IFC)도 조만간 나온다. 송 대표는 "아시아나와 대한항공과 구체적으로 도입 논의를 하던 중에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된 상태"라며 "항공 업계가 회복되는 대로 다시 논의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위성과 5G 연동 기술도 연구 중이다. KT SAT은 지난해 11월 KT 융합기술원과 세계 최초 5G 상용망과 위성 통신망 연동 기술에 성공했다.

KT SAT이 연구 중인 위성과 5G 연동 기술이 상용화되면 망 대역폭이 확대된다. 지상망 구축이 어려운 해외 지역과 차량 등 이동체에서도 위성을 통해 끊김 없는 5G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고객들은 통신 소외지역 없이 다양한 환경에서 고품질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970년 위성통신지구국 설립 당시 사진/사진제공=KT S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