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대신 언택트·바이오…코로나가 바꾼 증시 지형도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0.06.1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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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일 오후 서울 금천구 코젠바이오텍에서 연구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단시약을 실험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5일 오후 서울 금천구 코젠바이오텍에서 연구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단시약을 실험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올해 코로나19(COVID-19)로 증시가 급등락하면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2차전지·바이오·언택트(UNTACT, 비대면) 관련주로 대폭 물갈이 됐다. 특히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모두 시총 10위권 내 바이오 관련주가 절반 가량 포진해 바이오 전성시대가 찾아왔음을 알렸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과 이날 시가총액 상위 10종목(우선주 제외)을 비교한 결과 코스피 시장에서는 삼성SDI (407,000원 ▼14,500 -3.44%), 카카오 (47,500원 ▼1,500 -3.06%), SK (160,700원 ▼1,400 -0.86%)가 새롭게 10위권에 진입했다. 세 종목에게 자리를 빼앗긴 것은 현대차 (249,500원 ▲4,500 +1.84%)현대모비스 (238,500원 ▼500 -0.21%), POSCO (391,500원 ▼3,500 -0.89%)다.



제조 대신 언택트·바이오…코로나가 바꾼 증시 지형도
코로나19로 인해 생활상이 달라지면서 전통적 제조업보다 2차 전지와 비대면 산업이 성장산업으로 급부상한 영향이다. 세 종목 중 삼성SDI는 올 들어서만 시가총액이 10조5000억원 불었다. 미국 증시 내 테슬라의 약진과 더불어 국내 2차 전지주에도 투자 열풍이 불붙은 덕이다. 이에 삼성SDI는 연초 시총 20위권에서 7위로 껑충 뛰었다. 같은 2차 전지주인 LG화학 (372,000원 ▼6,000 -1.59%)도 올 들어 시총이 12조5300억원 가량 급증, 9위에서 6위로 세 계단 올랐다.

올해 현대차를 10위권 밖으로 밀어낸 카카오는 모든 사업이 언택트 수혜를 보는 구조다.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페이지,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페이 등이 코로나19 국면 속 성장하면서 올해 시가총액이 9조8600억원 급증했다. 현재 카카오 시총은 23조원을 웃돈다. SK는 SK바이오팜 상장 기대감에 주가가 지속 상승하면서 올 들어 시총이 4조2200억원 증가, 이날 10위권에 처음 입성했다.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 시총 증가 폭이 가장 컸던 종목은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82만4000원을 기록해 연초 대비 주가가 약 2배 뛰어 올해 시총이 26조1700억원 증가했다. 시총 증가분이 모회사인 삼성물산 (150,400원 ▲3,000 +2.04%) 시가총액(22조8000억원)을 뛰어넘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삼성전자 (75,500원 ▼600 -0.79%)(311조6200억원), SK하이닉스(63조1900억원)에 이어 시총 3위다.

셀트리온은 올해 시총이 약 16조원 증가해 순위도 7위에서 5위로 올랐다. 코로나 백신 수혜 기대감이 재료다. 셀트리온은 질병관리본부 국책과제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시총 10위권 내 바이오 관련주만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삼성물산, SK 4종목이다.

CJ CGV가 대면 서비스를 최소화한 '언택트시네마'를 선보였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CJ CGV가 대면 서비스를 최소화한 '언택트시네마'를 선보였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코스닥 시장은 코로나19 여파가 더욱 크게 반영, 시총 10위권 중 절반이 바이오이고 나머지는 콘텐츠주다.


특히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의 성장이 놀랍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연초 7조5700억원 수준이었던 시총이 이날 16조1400억원으로 약 8조5700억원 늘었다. 왠만한 코스닥 기업 1곳 시총만큼 주식가치가 성장해 코스닥 시장 비중도 3.1%에서 6%로 확대됐다.

셀트리온제약 (91,300원 ▼300 -0.33%)도 올 들어 주식 가치가 3조5900억원 늘어 시총 19위에서 2위로 껑충 뛰었다. 연초만 해도 시총이 30~40위권에 머물렀던 알테오젠 (173,900원 ▲7,600 +4.57%), 씨젠 (22,100원 ▲200 +0.91%)도 코로나19 수혜 기대감 속 올해 주식가치가 각각 2조3400억원, 2조원 늘어 시총 10위권에 안착했다. 시총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기업은 SK머티리얼즈 (402,900원 ▼10,100 -2.45%)파라다이스 (14,680원 ▼150 -1.01%)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10년대 중반부터 제 4차 산업혁명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 산업지형이 변화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가 이를 더 촉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코로나19에 따른 종목별 차별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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