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도 정신과 상담 받는데…개미가 ‘주식 스트레스’ 이기는 법

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2020.06.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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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재무학]<310>스트레스 받지 않고 주식투자를 할 수는 없을까?…주식 스트레스 수준 평가와 대처방식

편집자주 투자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알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주식투자를 하면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투자자는 누구나 한 번쯤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주식투자를 할 수는 없을까?’, ‘주식투자 스트레스는 도대체 어떻게 풀어야 할까?’ 등을 고민해봤을 겁니다.

주식투자자 가운데 과연 스트레스 안 받는 사람이 있을까요? 없다고 말하면 거짓말일 겁니다. 그건 일반 개미들뿐만 아니라 연봉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투자전문가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미국 월가의 유명 헤지펀드 운영사에는 소속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를 전담하는 정신과 의사가 고용돼 있습니다.



인기 미국 드라마 ‘빌리언즈’(Billions)는 월가의 헤지펀드 거물과 연방 검사의 대립을 그리는 화이트칼라 범죄물인데 헤지펀드에 고용된 정신과 의사가 정기적인 상담을 통해 소속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의 심리적 문제점과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장면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것을 통해 월가의 난다 긴다 하는 투자전문가들도 일반 개미들과 별반 다르지 않게 주식 스트레스로 힘들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월가의 헤지펀드는 소속 직원들이 주식시장에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엄청난 연봉을 주면서 정신과 의사를 직접 고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풀어줘야만 투자 성과가 향상된다는 것도 경험적으로 터득하고 있고요.



이처럼 월가의 투자전문가들은 정기적인 심리상담을 받으면서 주식 스트레스를 푸는데 반해, 일반 개미들은 사실 주식 스트레스에 대해 아무런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일반 개미들이 온갖 고급 정보와 투자 기법으로 무장하고 거기다가 정신과 의사의 심리상담까지 받는 월가의 투자전문가들에 맞서 그들을 이긴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주식 스트레스는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투자 성과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개인의 일상생활마저도 피폐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효과적인 주식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선 우선 스트레스 원인과 반응을 스스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식 스트레스 증상으로는 대체로 초조, 걱정, 근심과 같은 불안증상이 발생하고 이게 지속되면 우울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증상이 악화되면 정신과적 질환인 적응장애, 불안장애, 수면장애, 성기능장애, 화병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나아가 긴장성 두통, 과민성 대장증후군, 고혈압 등 신체질환이 나타날 수도 있고요. 장기간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력이 떨어져 질병에 걸리기 쉬운 상태에 빠지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주식 스트레스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요? 아래 문항들을 답하면서 스스로 평가해볼 수 있습니다. 지난 석 달 동안 주식투자를 하면서 각 문항들에 얼마나 자주 그렇게 느끼고 생각했는지 표시해본 후 그 결과에 따라 여러분의 주식 스트레스 수준을 가늠해 보시기 바랍니다.

월가도 정신과 상담 받는데…개미가 ‘주식 스트레스’ 이기는 법
각 문항에 대한 점수의 합계가 17점 이하라면 주식 스트레스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정상 수준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18~25점 사이는 경도의 주식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태로 지속적으로 자신의 심리 건강상태를 체크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26점 이상이라면 주식투자로 고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 경우엔 심리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월가의 펀드매니저가 정신과 의사와 상담하는 것처럼요.

같은 상황에서도 개인의 성격이나 성향에 따라 주식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도 다르고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식도 다릅니다. 어떤 이는 주식 스트레스를 받을 때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 방법을 찾고 직접적인 행동을 취합니다. 예컨대 주식투자로 손실을 입은 경우 무엇이 문제였는지 열심히 분석해서 다음번 투자에선 성공을 할 수 있도록 투자 계획을 세우고 투자 방식를 변화시키는 사람입니다.

어떤 이는 주식 스트레스를 받으면 주변의 충고나 도움, 정보 등을 구합니다. 사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누군가에 말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들 말합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투자전문가로부터 조언을 듣거나 심리상담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면 훨씬 효과적인 스트레스 대처법이 될 수 있습니다. 경쟁이 치열한 월가의 펀드매니저들이 취하는 방법입니다.

반면 주식투자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스트레스 원인이 된 사건을 잊어버리려 하거나 무시하고 혹은 운이 나쁠 때도 있다며 운으로 돌리는 행동을 취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스트레스 사건으로 인한 부정적 정서를 감소시키는데 초점을 둔 대처법입니다. 그래서 주식투자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일부러 다른 일을 하거나 혹은 마치 아무 일도 안 일어난 것처럼 태연하게 행동하려고 합니다. 예컨대 여행을 떠난다거나 좋아하는 영화나 뮤지컬을 관람하고 오랜 친구와 만나 술을 마시면서 주식 스트레스를 풀 수도 있습니다.

제일 재밌는 스트레스 대처법은 공상이나 상상을 통해 관심을 다른 곳으로 전환시키는 것입니다. 어느 날 주가가 하락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다음날 주가가 급등하는 공상이나 소망을 하고 또 주가가 크게 올라 돈을 많이 버는 경우를 상상하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도 있습니다. 어떤 이는 다음날 주가가 오르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또 어떤 이는 주가가 지금보다 더 많이 떨어지지 않은 것을 안위하며 스트레스를 덜 받으려고 행동합니다. 주식 스트레스를 잠재우기 위해 무언가를 먹는 사람도 여기에 해당합니다.

아래 문항들을 보고 여러분은 주식 스트레스를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스스로 체크해 보시길 바랍니다. 점수의 합계가 높을수록 스트레스 대처방식을 많이 사용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월가도 정신과 상담 받는데…개미가 ‘주식 스트레스’ 이기는 법
주식투자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순 없습니다. 세상에 스트레스 안 받는 주식투자자는 없습니다. 그런데 과도한 스트레스는 투자 성과를 그르칠 뿐 아니라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스트레스 대처가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스트레스를 지나치게 회피하거나 극도로 제한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주식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다스리는 것입니다.

주식시장을 떠나지 않는 한 주식 스트레스는 영원히 따라다니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일반 개미 여러분은 어떻게 하면 주식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다스릴 수 있을지 다양한 방법들을 찾아야 합니다. 수백억원을 받는 월가의 펀드매니저처럼 정기적으로 정신과 의사와 상담하며 스트레스를 풀고 자신감을 회복하며 마음의 안정을 유지해야 주식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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