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가치에 주목…모회사 주가도 '껑충'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0.06.1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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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가 15일 개최한 IPO(기업공개) 온라인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SK바이오팜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가 15일 개최한 IPO(기업공개) 온라인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SK바이오팜


잘 나가는 자회사 덕에 덩달아 주가가 오르는 모회사들이 늘고 있다. 자회사의 주가 상승이나 기업공개 등으로 모회사의 기업가치가 상승하면서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자회사나 알짜 자회사를 보유한 상장사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오후 2시 기준 SK그룹의 지주사 SK (182,600원 ▼2,600 -1.40%)의 주가는 전일 대비 7000원(2.28%) 오른 31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는 최근 주가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코로나19(COVI-19) 쇼크 이후 반등장에서 3달 동안 주가는 3배 넘게 뛰었다. 지난 16일에는 장중 최고 33만2000원을 기록해 역대 최고가 기록을 썼다.

다음 달 상장을 앞둔 자회사 SK바이오팜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커지면서 모회사인 SK의 기업가치도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은 CNS(중추신경계)에 특화된 신약 연구개발 기업으로 기면증과 뇌전증 치료제 2종에 대해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신약이 블록버스터급 매출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SK바이오팜의 기업가치는 5조원 이상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는 SK바이오팜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신주 발행과 구주 매출 등으로 SK바이오팜의 상장 이후 SK의 지분율은 75%로 낮아지지만 여전히 상당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 SK바이오팜의 매출과 유·무형자산이 SK의 기업가치로 고스란히 반영되는 것이다.

한화 (28,200원 ▲100 +0.36%) 역시 최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수소차 업체 니콜라의 주가 상승으로 큰 수혜를 입었다. 수소 트럭 '뱃저'를 생산하는 니콜라는 지난 4일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당일 33.75달러에 거래를 마친 니콜라는 3거래일 만인 지난 8일 79.73달러로 폭등하며 대박을 쳤다.

한화그룹은 2018년 11월 니콜라 지분 6.13%를 1억달러(약 1200억원)에 취득했는데, 지난 16일 종가(62.93달러) 기준 지분가치는 약 1조7000억원으로 10배 이상 뛰었다. 니콜라의 주가가 급등한 다음 날 한화 주가는 26% 급등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 사진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로직스 / 사진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 (160,100원 ▲2,400 +1.52%)삼성전자 (80,800원 ▲1,000 +1.25%), 삼성바이오로직스 (833,000원 ▼3,000 -0.36%) 등 보유 계열사의 지분가치로 인해 주목받고 있다. 삼성물산은 현재 삼성전자(5%, 이하 지분율) 삼성바이오로직스(43.4%) 삼성에스디에스(17.1%) 삼성엔지니어링(7%)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 중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로 인한 제약·바이오 업종 기대감에 올 들어 주가가 2배 가량 뛰었고, 시가총액은 약 55조원으로 코스피 전체 3위에 올랐다. 자회사 가치가 재조명 받으면서 삼성물산 주가 역시 이달 들어 20% 이상 상승했다.

이처럼 자회사의 가치 상승으로 모회사의 가치도 올라가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등장 이후 종목별 주가 차별화가 나타나는 종목 장세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이제는 본업뿐 아니라 자회사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기업 분석 필요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SK텔레콤 (53,300원 ▼800 -1.48%)의 경우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과 ADT캡스, 11번가, 웨이브, 원스토어 등 주요 자회사 실적개선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SK브로드밴드와 케이블TV 사업자 티브로드의 합병은 지난 4월 30일 완료됐고, 올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연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SK브로드밴드는 내년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상장 이후 기업가치 상승도 기대 요소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의 자회사 실적개선과 IPO(기업공개) 기대감이 점진적으로 반영되면서 SK텔레콤의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온라인 카지노 업체 더블유게임즈 (42,350원 ▼650 -1.51%)는 다음 달 1일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자회사 더블다운인터액티브가 시장의 관심을 끈다. 자회사의 상장으로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고 2분기 실적도 개선될 경우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언택트(Untact·비대면) 기업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카카오 (54,400원 ▼400 -0.73%) 역시 자회사들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자회사 카카오페이지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0%대 수준까지 상승했고,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1분기 처음 순손익 분기점을 돌파한 이후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180% 증가한 185억원을 기록하며 고성장을 지속 중이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지 등 주요 언택트 비즈니스의 성장 잠재력은 막강한 수준"이라며 "고성장 에너지는 향후에도 꺼지지 않고 지속될 것이며 손익도 더욱 가파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 현대그린푸드 (4,335원 ▲25 +0.58%)는 자회사 현대리바트와 에버다임의 호실적으로 올해 안정적 실적 성장이 예상된다. 화장품 제조사 코스맥스비티아이 (9,600원 0.00%)는 비상장 자회사 코스맥스바이오의 성장성이 주목받고 있고, 에코마케팅 (13,480원 ▲280 +2.12%)은 데일리엔코의 빠른 성장이 기대 요소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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