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장, 팝펀딩 언급…"특정 기업 격려하기 두렵다"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0.06.1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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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예탁결제원에서 열린 '크라우드펀딩 발전방안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예탁결제원에서 열린 '크라우드펀딩 발전방안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팝펀딩' 투자펀드와 관련해 특정 기업의 사기행위가 잘못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은 위원장은 16일 서울 여의도 예탁결제원에서 열린 '크라우드펀딩 제도의 지속발전을 위한 간담회'에서 모두발언 전에 "작년에 격려하러 갔던 팝펀딩이라는 기업이 (검찰) 조사를 받아서 특정 기업을 격려하는 일이 두렵다"며 "좋은 의도였더라도 구성원들이 노력을 해야 좋은 결실이 따라오지, 그렇지 않으면 좋은 취지도 훼손된다"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이와 관련 와디즈 사무실을 찾아 격려하려 했던 일정을 취소했다는 뒷 얘기도 전했다. 특정 업체 방문이 문제 될까 염려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최근 정부가 혁신 금융의 대표 사례로 꼽았던 P2P(개인 간 거래) 대출업체 '팝펀딩' 연계 사모펀드에서 환매중단 사태가 일어난 것을 의식한 발언이다. 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팝펀딩의 경기 파주 물류창고를 방문해 "동산(動産) 금융의 혁신 사례"라고 평가한 바 있다.

팝펀딩은 홈쇼핑에 납품하는 중소업체의 재고를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주는 P2P 업체다. 문제가 된 사모펀드는 자비스자산운용·헤이스팅스자산운용이 팝펀딩의 대출 채권을 기반으로 만든 펀드다. 재고를 팔아 투자자들에게 원리금을 나눠주는 구조다. 한국투자증권 분당 PB 센터 등을 중심으로 약 1270억원(18개 펀드) 규모 팔렸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금감원은 팝펀딩이 펀드 자금으로 자금을 돌려막거나 유용한 정황을 포착, 검찰에 통보했고, 현재 검찰 수사 중이다. 대출이 대규모 연체되면서 재고자산을 처분해도 상환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고, 현재까지 환매가 중단된 금액은 약 350억원(투자자 추산)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판매사와 운용사에 대한 소송전에 돌입하는 한편, 금감원에 민원도 제기했다.


팝펀딩을 계기로 P2P 대출업체에 대한 투자신뢰가 크게 저하된 상태다. P2P대출은 크게 보면 대출형태의 크라우드펀딩이고, 이날 제도 완화책을 발표한 부분은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다.

이에 은 위원장은 이날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대책을 발표하면서도 '신뢰'를 강조했다. 그는 "크라우드펀딩 시장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신뢰 구축이 중요하다"며 "모험자금 공급이라는 크라우드펀딩의 특성상 비상장 초기기업 투자로서의 높은 투자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투자위험이 새로운 도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라면 감내할 수 있지만, 거짓정보, 의무소홀 등 위법 행위 때문이라면 신뢰 상실과 시장 위축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중개기관과 기업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신뢰받는 크라우드펀딩 시장을 만들어 나가는데 앞장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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