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이 끌어올린 증시…"급등락=조정장세 신호탄"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0.06.1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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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증시는 16일 장 막판까지 상승폭을 확대하며 급등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부양정책 △미국의 화웨이 제재 일부 완화 △일본은행(BOJ)의 부양정책 확대 등 호재가 외국인과 기관의 투자심리를 회복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재료로 최근의 증시 급등락을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이번 급등락이 조정을 앞둔 시장의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스피 5%·코스닥 6% 급등…외국인·기관 쌍끌이 매수
16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7.23포인트(5.28%) 급등한 2138.05로 장을 마감했다. 올해 3월 24일(127.51)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부터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를 등에 업고 가파르게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외국인은 1007억원 순매수로 장을 마감했다. 오후 1시까지만 하더라도 3400억원 넘게 매수 우위였지만, 장 막판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됐다. 전날 7612억원을 팔아치운 기관은 이날 견고한 매수 움직임을 보이며 4739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전날 급락장세에도 1조2372억원 순매수한 개인은 이날 5808억원 순매도했다. 4거래일만의 매도 우위다.



업종에 구분 없이 모든 업종이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로는 삼성전자 (77,600원 ▼2,000 -2.51%)가 4.41% 오른 5만2100원을 기록하면 5만2000원선까지 회복했다. LG화학 (370,500원 ▼8,000 -2.11%)삼성물산 (138,200원 ▼2,100 -1.50%)은 각각 13.9%, 10.71% 올랐다. 삼성중공우 (6,580원 ▼10,220 -60.83%)는 이날 또다시 상한가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42.23포인트(6.09%) 급등한 735.38에 거래를 마쳤다. 2007년 8월 20일(48.11)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이날 개인은 4845억원 순매도, 외국인은 4306억원 순매수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연준의 부양정책에 힘입어 1200원선을 회복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8원 내린 1207.2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준·BOJ 부양책 호재…17일 美·中 무역합의 기대감↑
이날 대외적 호재가 증시를 끌어올렸다. 미 연준은 15일(현지시간) 개별 회사채 매입을 발표했다. 그동안 연준은 회사채 ETF(상장지수펀드) 또는 발행시장 회사채를 매입 대상으로 한정했지만, 이번 조치로 대상이 늘었다. 약 2500억달러(약 300조원) 규모다.


BOJ는 통화 정책을 통해 코로나19(COVID-19) 대응 특별 프로그램 규모를 기존 75조엔(약 848조원)에서 110조엔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힘입어 이날 일본 닛케이255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1051.26포인트(4.88%) 오른 2만2582.21로 마감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 우려 완화도 호재다. 미국 상무부는 15일 화웨이가 미국 기업과 5G 네트워크 국제 표준 구축과 관련해 협력하는 것을 허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서 시장에서는 17일 미·중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급등락 조정 시그널"…北 군사행동 증시 영향 미칠까
주요국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부양책과 미·중 무역 갈등 완화 기대로 증시가 급반등하긴 했지만 안심하긴 이른 상황이다. 기업 펀더멜털에 대한 확인 없이 낙관적인 기대감만으로 증시가 가파르게 오른 만큼 언제 조정이 다가올지 모른다는 분석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날 폭락도 단순히 코로나19 재확산과 북한 이슈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최근의 급등락이 나타나고 있는 건 언제든지 조정이 올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 시장은 금일 빠른 반등 이후 추가 상승 재료를 찾는데 당분간 시간을 소요할 것"이라며 "연준 정책에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으나 추가로 내놓을 수 있는 정책은 당분간 제한적"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이날 장 마감 직전 확인된 북한의 군사 행동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다. 통일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40분 북한은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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