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 중국서 또 'V자 회복'… 이만한 '캐시카우' 있을까?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0.06.1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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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 중국서 또 'V자 회복'… 이만한 '캐시카우' 있을까?


두산인프라코어 (7,840원 ▲20 +0.26%)가 코로나19(COVID-19) 위기를 뚫고 핵심 시장인 중국에서 'V자 회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월 현지 굴착기 판매는 지난해보다 63% 급감했지만 3월이후 급격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5월까지 누적 판매량을 전년대비 9% 끌어올리는 대반전을 연출했다. 위기에 강한 두산인프라코어가 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난 5월 중국 굴착기 판매가 지난해대비 99% 급증한 2166대로 나타났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4월에도 3239대를 팔아 전년대비 79.7% 판매 증가율을 올렸는데 두 달 연속 판매량 잭팟을 터뜨린 셈이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번진 지난 1~2월 두산인프라코어의 월간 판매량은 각각 370대, 483대에 그쳤다. 이는 1~2월 합계로 지난해 대비 63% 감소한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매출은 전체 매출에서 33%를 차지하기 때문에 중국 판매부진은 곧바로 실적 둔화로 이어졌다.

하지만 코로나 감염 확산이 한풀 꺾인 3월이후 반등 조짐이 감지됐다. 급기야 3월 굴착기 판매량은 3151대로 2월 판매량 대비 6.5배 수직 상승했다. 연이어 4~5월에 V자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랐다. 중국 굴착기 판매의 최대 성수기가 코로나 때문에 3월에서 4월로 미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결국 4월 3239대, 5월 2166대로 이 같은 예상은 현실화됐다. 올해 1~5월 연간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증가했다.

이로써 두산인프라코어가 올해 중국 실적의 8부 능선을 비교적 잘 넘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중국 베이징을 중심으로 코로나 감염병 재확산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연간 최대 성수기에 장사를 잘한 만큼 하반기 판매 부담을 훨씬 덜어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의 판매 회복으로 두산인프라코어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6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631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감소가 예상되지만 비교적 선전한 성적표라는 입장이다. 특히 두산그룹 전 계열사 중 코로나19 악재에도 이 정도 이익을 내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진단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사업 V자 회복은 그룹이 추진하는 재무구조개선계획(자구안)과 맞물려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채권단의 3조6000억원 지원에 대해 두산그룹은 자산매각과 두산중공업 유상증자 등을 포함 3조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매물로 거론된 두산솔루스 등의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채권단은 핵심자산인 두산인프라코어 등의 매각을 요구하고 있으며 최근 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 주간사로 크레디트스위스(CS)를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자산과 부채, 계약을 신설회사에 넘기는 물적분할을 단행한 두산건설도 통매각 대신 팔릴 만한 자산만 떼어내 파는 분리 매각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두산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 같은 알짜 계열사를 섣불리 매각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 하느냐는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재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같은 위기에도 이 정도 현금을 벌어들이는 두산인프라코어를 매각하는 것이 두산그룹 경영 정상화에 진정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며 "설령 매각한다고 해도 충분히 제 값을 받고 팔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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