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머니무브' 쏠림 괜찮을까…개인 수익률도 양극화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0.06.16 15:18
글자크기

[돈의 지형도가 바뀐다]⑥

/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동학 개미인가 불나방인가"

코로나19(COVID-19) 사태를 계기로 주식 시장에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의 최근 투자 동향이 확 바뀌었다. 초창기 펀더멘탈이 탄탄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저평가된 우량주에 자금이 몰렸다면, 지금은 수익률을 쫓아 '기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시장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건 투자 전략의 기본이지만, 개인 자금의 쏠림 현상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ETP(상장지수상품) 구조를 잘 알지 못한 채 투자를 한다던가 재료도 없는 종목이 아무 이유 없이 상한가를 찍는 일도 부지기수다.

삼성전자→원유→우량주…환승개미의 종착점은?
코로나19로 코스피 시장이 크게 흔들렸던 3월 개인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 (80,800원 ▲1,000 +1.25%)에 압도적으로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급락장세에서도 삼성전자 주식 4조9587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동학개미라는 말도 이 때 생겼다.



이 같은 흐름은 4월 들어 급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로 원유 수요가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에 국제유가가 급락하자 원유 관련 ETP로 몰렸다. 개인들은 4월 한달 순매수 1위는 KODEX WTI원유선물(H) (15,580원 ▲170 +1.10%)(1조2763억원)이 차지했다.

국제유가 흐름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와 곱버스(인버스+레버리지) ETN(상장지수채권)에도 4월 한달 1593억원이 몰렸다. 평소 개인들의 거래가 크지 않았던 종목이다.

사상 유례없는 국제유가 폭락에 호되게 당한 개인들의 시선은 우선주로 향했다. 최근 삼성중공우 (6,580원 ▼10,220 -60.83%)를 중심으로 일양약품우 (16,200원 ▼100 -0.61%), 한화우 (30,600원 ▼650 -2.08%) 등 우선주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삼성중공우는 9거래일 연속 상한가로 주가가 10배 넘게 올랐다. 우선주가 9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건 2015년 주가 상한가를 15%에서 30%로 확대한 이후 처음이다.

묻지마 투자에 지나친 쏠림 현상…투자 경고에도 '올인'
문제는 한 방을 노리는 투자 쏠림 현상이 지나치다는 점이다. 우선주는 보통주와 달리 의결권이 없는 대신 좀 더 많은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배당 수익에 초점에 맞춰져 있다보니 거래량도 많지 않고 시가총액도 보통주보다 적다.

우선주 투자 전략에 근거했을 때 삼성중공우으로의 자금 쏠림은 비이성적이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5년 간 적자로 배당을 지급하지 못했다. 올해 배당도 불투명하다.

또 우선주는 시가총액이 크지 않아 현금이 조금만 들어와도 급등한다. 보통주보다 상대적으로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시세 조작에 취약하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투자 대상에 대한 확실한 정보 없이 무작정 뛰어드는 투자 행태가 가장 근본적인 문제다. 원유 ETN 급등한 4월 거래소는 널뛰는 괴리율에 투자에 유의해달라고 경고했다.

원유 ETN의 본래 가치와 시장 가치와의 차이를 나타내는 괴리율은 80%에서 최대 280%까지 벌어졌다. 늘어난 괴리율만큼 개인 투자자들은 본래 가치보다 비싸게 사는 셈이다. 국제유가가 폭락하면 손실은 그만큼 더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거래소는 괴리율 급등에 거래 정지라는 초강수까지 내밀었지만, 개인들의 원유 ETN 투자는 이어졌다. 결국 괴리율을 좁히지 못한 채 손실을 확정 짓는 이들만 생겼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초반과 달리 저가매수의 기회가 사라지자 다시 테마주 등으로 쏠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자금 쏠림에 올라탄 투자자의 수익률이 좋을지 의문이다. 개인들의 수익률에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