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 M&A로 퀀텀점프…국내는 왜 없나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2020.06.1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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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K바이오, 기술수출 한계 넘어라]

편집자주 정부가 내세운 포스트 코로나 전략의 한 축에는 'K바이오'가 있다. K바이오의 경쟁력은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 해외에 기술을 수출하는데서 나온다. 여기서 벌어들인 돈으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선순환구조가 그려진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0.02%의 바늘귀를 통과해야 하는 신약시장에서 수출계약은 어그러지기 일쑤다. 글로벌 신약시장에서 우리 제약·바이오기업의 현실과 경쟁력 제고 방안을 점검해봤다.

다국적 제약사 M&A로 퀀텀점프…국내는 왜 없나


제약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 추진되고 있다. 영국의 다국적 제약그룹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 ‘렘데시비르’로 주목받고 있는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 사이의 M&A다.



16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길리어드 사이언스에 2743억5210만 달러(330조4000억원)를 인수가로 제안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시가총액은 현재 918억 달러(약 111조413억원)다. 최근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되면서 올해 들어 주가가 40% 수준 급등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길리어드 사이언스에 인수가로 현 주가의 약 2.7배의 프리미엄을 제시한 셈이다. 만약 제안대로 인수가 성사된다면 제약업계 역사상 최대의 M&A로 기록된다.

현재까지 제약업계 최대의 인수합병 사례는 지난해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가 셀진 코퍼레이션을 740억 달러(약 89조원)에 인수한 것이다.

다만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인수합병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길리어드 측은 파트너십을 구축하거나 다른 소형 회사를 인수하는데 관심이 있을 뿐 자사를 다른 거대회사에 넘길 의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제약사들 M&A로 성장성 높은 제품 확보…한국은?
화이자·노바티스·MSD 등 해외 대형 제약사(Big Pharma)들은 M&A를 통해 성장성 높은 제품을 확보하고 특허·인재·기술 흡수, 기업 노하우 확보, 브랜드 파워 확장, 영업망 확대, 연구개발(R&D) 부담 절감 등 규모의 경제를 극대화해왔다.

신약의 허가 기준이 높아짐에 따라 R&D 부담을 줄이는 것이 M&A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해외 제약사들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서로 다른 장단점을 가진 회사와의 M&A가 필수적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경우 M&A가 활발하지 않다.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취약하고 제약산업 규모 자체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도 M&A나 합작사 설립 등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통한 성장 전략을 고민할 시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의약품 사업을 3300억원에 인수하면서 종합제약사으로 도약 기반을 마련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에서도 오프이노베이션이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며 “국내외 유망 벤처·스타트업을 인수하거나 합작사를 설립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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