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광 3사간 1兆대 결합, 금감원 잇단 제동에 결국 '연기'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0.06.15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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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광글라스·이테크건설(투자)·군장에너지 3사간 합병비율 논란, 금감원도 2차례 이례적 정정공시 요구도

삼광 3사간 1兆대 결합, 금감원 잇단 제동에 결국 '연기'


OCI 기업집단의 방계 그룹으로 분류되는 삼광글라스 계열 3사간 1조원대 규모의 합병 절차가 연기됐다. 삼광글라스 (25,800원 ▼100 -0.39%), 이테크건설 (16,220원 ▲80 +0.50%) 투자부문 및 비상장사 군장에너지 등 3사간 합병비율이 부적정하다는 논란이 제기된 데다 금융당국이 합병비율을 문제 삼으며 두 차례나 정정요구를 한 점 등이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3월 최초 공시후 석달만에 결국…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날 삼광글라스는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지난 3월18일 발표한 계열사간 분할·합병 관련 기일을 종전 6월30일에서 '미확정'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분할·합병 기일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삼광글라스와 이테크건설, 군장에너지 등 3사는 OCI 그룹 계열로 묶여 있다. OCI그룹 창업주 고 이회림 회장의 장남인 고 이수영 회장이 OCI 등 계열을 물려받았고 차남인 이복영 회장이 삼광글라스 등 3사를 지배하고 있다. 이복영 회장 일가가 삼광글라스의 대주주이며 이 삼광글라스가 다시 이테크건설, 군장에너지를 지배하고 있다.

삼광글라스 등 3사간 합병은 지난 3월18일 정규장이 종료된 이후에야 최초로 시장에 공개됐다. 총 3단계인 이번 합병안은 △삼광글라스는 비상장사 군장에너지를 통째로 합병하고 △종전 토목·건축, 플랜트 등 사업을 영위하는 이테크건설에서 투자부문만을 인적분할 형태로 분리해 이 투자부문을 삼광글라스와 합병시키며 △군장에너지 및 이테크건설 투자부문을 떠안은 통합 삼광글라스에서 지주사 부문만을 분리하고 나머지 사업부문은 물적분할 형태로 지주사의 100% 자회사로 둔다는 구상이다.



당초 이같은 분할·합병은 이달 30일 일거에 진행된 후 내달 17일 합병신주를 새로 상장한다는 게 삼광글라스 측의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분할·합병 기일은 '8월4일'로 한 차례 연기됐다가 이번에 다시 '미확정'으로 바뀌었다.

처음부터 합병비율 논란, 금감원도 잇따른 '제동'
최초 공시된 내용에 따르면 삼광글라스와 이테크건설 투자부문 및 군장에너지와의 합병비율은 각각 1대 3.88, 1대 2.54였다. 이테크건설 1주당 삼광글라스 주식 3.88주, 군장에너지 1주당 삼광글라스 주식 2.54주를 배부하는 방식이다. 이는 삼광글라스의 가치를 1284억원(주당 2만6460원)으로 산출한 반면 군장에너지 및 이테크건설 투자부문의 가치를 각각 6989억원(주당 6만7137원), 2874억원(주당 23만5859원)으로 책정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 합병비율이 결국 문제가 됐다. 삼광글라스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특히 컸다.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삼광글라스의 기준가격은 3월 코로나19(COVID-19) 폭락장세 영향을 받은 시장가격을 그대로 적은 반면 상장사 이테크건설에서 분할될 예정이었던 투자부문은 비상장 상태로 남을 예정이라는 이유로 별도의 가치산정 과정을 거쳐 이테크건설 당시 주가 대비 6배 수준에 이르는 가격이 기준가격으로 책정된 것이었다. 삼광글라스 주주들의 주장대로라면 종전 합병비율대로라면 삼광글라스 주주들이 이테크건설 등 주주들에 비해 일방적인 피해를 입게 되는 셈이다.
삼광글라스 본사 전경 / 사진제공=삼광글라스삼광글라스 본사 전경 / 사진제공=삼광글라스
삼광글라스는 합병대상인 이테크건설의 지분 30.7%와 군장에너지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들의 가치는 기준주가 산정에 전혀 고려되지 않았는데 이테크건설 투자부문 가치를 산정할 때는 이테크건설이 보유한 군장에너지 지분 47.7%의 가치가 반영됐다. 삼일회계법인이 이같은 가치평가에 근거를 보탰다.


4월9일 금감원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는 공시를 내놨다. 이에 삼광글라스 측이 합병비율을 소폭 손본 형태의 정정신고서를 5월20일 내놨다. 삼광글라스, 이테크건설 투자부문, 군장에너지 3사의 합병비율이 1대 3.22대 2.14(원래는 1대 3.88대 2.54)로 종전 대비 소폭 조정이 된 것이었다. 그러나 5월28일 금감원은 재차 정정공시를 내놨다.

일단 회사 측은 '무기한 연기'는 아니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다수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히 협의하고 소통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해 연기했다"며 "다시 일정이 확정되면 주주들에게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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