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우리은행에 1조원 규모 실탄 공급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20.06.1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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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 CI/사진제공=우리금융우리금융그룹 CI/사진제공=우리금융


우리금융지주가 우리은행에 1조원 규모의 실탄을 공급한다. 지난해 초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우리금융의 계열사에 대한 첫 대규모 증자다.

우리금융은 15일 이사회를 열고 우리은행에 대한 1조원 규모의 증자안을 통과시켰다.



증자가 계획대로 마무리되면 우리은행의 자본금은 기존 3조3800억원에서 4조3800억원으로 증가한다.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은 14.8%(1분기 기준)에서 0.6%p(포인트) 가량 오른 15.4%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금융은 그동안 자본건전성 강화를 위해 상각형조건부자본증권(후순위채)과 신종자본증권 등을 꾸준히 발행하며 자금 여력을 키워왔다. 올해 들어 이달 초(3000억원)와 지난 2월(4000억원)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우리금융이 지난해부터 발행한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규모는 2조7500억원에 달한다.



우리금융은 이 가운데 일부를 우리은행 증자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이 우리은행에 대한 증자에 나선 건 우리은행의 자본비율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BIS비율(14.8%)은 경쟁은행인 신한은행(15.5%), KB국민은행(15.0%), 하나은행(15.6%)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는 최근 우리은행의 대출 자산이 급격히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에 따라 자금 부족을 겪고 있는 기업과 자영업자들에게 금융지원에 나서면서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했고, 그 결과 우리은행의 BIS 비율이 14%대까지 떨어진 것이다.


실제로 우리은행의 5월 말 대기업 대출과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각각 18조8631억원, 87조2377억원으로 전년 말 보다 각각 3조8713억원(25.8%), 5조1450억원(6.3%) 증가했다.

게다가 하반기부터는 대출 자산에 대한 연체율이 올라갈 우려가 높아지면서 선제적인 자본 확충이 필요해졌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자본적정성 제고를 통한 경쟁력을 강화해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손실흡수능력을 확보하고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등에 대한 여신지원 역할을 지속 수행할 목적으로 이번 증자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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