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는 11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주력인 퍼블리싱 사업에서 게임 라인업을 확대하며 내실을 다졌다. PC방에서 인기가 예전만 못한 '배틀그라운드'와 국내 퍼블리싱 계약을 종료한 '검은사막'의 공백을 메울 카드가 필요했다. 지난해 6월부터 그라인딩기어게임즈의 인기 PC온라인게임 '패스 오브 엑자일'을 국내 서비스하며 온라인게임 라인업을 확충한 이유다.
모바일게임에선 지난해 '프린세스 커넥트:리다이브', '달빛조각사'를 잇따라 시장에 연착륙시켰다. 캐주얼 위주에서 벗어나 장르 다변화를 이뤘다고 호평 받았다. 신작도 대기중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올 하반기 크래프톤이 개발 중인 PC온라인 MMORPG 엘리온을 퍼블리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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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역량을 강화하며 종합게임사로서의 면모도 갖췄다. 지난 2월 스타 개발자 송재경 대표의 엑스엘게임즈를 1180억 원에 인수하면서 국내 게임 시장 주류인 MMORPG 개발 역량을 확보했다. 3월엔 컨드다이브, 오션드라이브스튜디오, 패스파인더에이트 등 중소 개발사에 총 23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자원은 있지만 하드코어 개발 역량을 갖추지 못했던 카카오게임즈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실적 흐름도 좋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매출 약 3910억 원, 영업이익 약 350억 원, 당기 순이익 약 89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액 964억 원, 영업이익 127억 원, 당기 순이익 109억 원을 올렸다. 올해 매출은 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 사진제공=카카오게임즈
일각에선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카카오게임즈를 상장 첫 주자로 낙점했다고 본다. 웹툰·웹소설도 비대면 문화 확산 덕을 보고 있지만, 그보다 게임 분야가 가치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의 고위 전략라인에서 주도한 일이겠지만 김 의장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며 "김 의장이 게임을 비대면의 최대 수혜 산업으로 본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겜잘알(게임을 잘 아는 사람)'로 통한다. 1999년 한게임을 창업했던만큼 게임에 조예가 깊다. 당시 김 의장과 함께 한게임을 창업했던 멤버가 현재 카카오게임즈의 남궁훈 대표다.
IPO 업계 관행상 동일한 기업집단 내에서 자회사 IPO를 동시에 진행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카카오 계열사 1호 타이틀은 카카오게임즈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는 우량기업에게 적용되는 패스트트랙 심사를 받아 상장 예비심사 기간을 2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시켰다. 이르면 7월 중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9월 중 완료할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게임즈를 시작으로 다른 카카오 계열사들의 IPO를 향한 발걸음도 빨라질 전망이다. 카카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시기도 좋다. 올 들어 카카오 주식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를 타고 카카오페이지, 카카오뱅크 등이 상장 수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 모두 상장을 결정만 하면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할 수 있는 수준으로 실무 절차가 마무리된 상태다. 이밖에도 카카오M,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 등이 상장 가능성이 있는 계열사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