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급락장에서 개미들이 또…1.2조 '통큰 매수'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2020.06.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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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미국, 중국 등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대유행 우려에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딜링룸 전광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01.48포인트(4.76%) 하락한 2,030.82를,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2.91포인트(7.09%) 하락한 693.15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2.2원 상승한 1216.0원에 장을 마감했다. 2020.6.15/뉴스1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미국, 중국 등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대유행 우려에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딜링룸 전광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 대비 101.48포인트(4.76%) 하락한 2,030.82를,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2.91포인트(7.09%) 하락한 693.15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2.2원 상승한 1216.0원에 장을 마감했다. 2020.6.15/뉴스1


'V자' 경제반등을 전망했던 투자자들의 기대가 꺾이며 최근 주식시장이 조정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저가주를 매수하려는 대기자금은 여전히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자금은 168조원을 넘어섰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인 2월 말에 비해 20조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주요 선진국들이 지난 3~4월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고수익을 취할 수 있는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2일 기준 △투자자예탁금(47조7690억원) △파생상품 거래에수금(12조228억원) △RP(환매조건부채권) 잔고(79조7997억원) △예탁증권 담보융자(16조5744억원) △신용융자 잔고(11조8627억원) 등 대기자금은 총 168조3123억원에 달했다.

주식시장에 새로 유입되는 투자자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주식거래 활동 계좌수는 3187만2476개로 지난 5월 기준 경제활동인구(282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 같은 '주식사랑'에 증권사들의 예탁자산도 역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10일 삼성증권은 WM(리테일)예탁자산이 증권업계 최초로 20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1분기 기준 4대 시중은행의 평균 예수금인 250조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어제 급락장에서 개미들이 또…1.2조 '통큰 매수'
막대한 대기자금은 지수하락도 방어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는 하락장일수록 더 강해졌다. 지난 11일(현지 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에 미 증시가 5~6% 폭락했을 때도 국내 증시는 12일 1~2% 하락에 그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물량을 대거 내놓아도 개인이 이를 상쇄하는 강력한 매수세로 대응하면서다. 15일 코스피가 4% 넘게 하락하는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770억원, 7646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운 반면 개인은 1조2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상승장에서는 차익 실현을 위해 매물을 내놓고 하락장은 오히려 저가매수 기회로 삼으면서 지난 5월말 2000대를 회복한 이후 안정적으로 지수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날은 개인을 제외하고 모든 투자주체들의 매도세가 강해 큰 폭의 지수하락이 나타났다.


빚을 내 투자하는 일명 '빚투' 지표인 신용융자잔고는 12조원에 육박하면서 조정장에서 손실을 입을 우려가 커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투협에 따르면 신용융자잔고는 지난 12일 기준 11조8627억원까지 치솟으며 올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25일 폭락장에 6조4075억원까지 내려간 지 두 달여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신용융자 잔고는 개인이 주식을 사기 위해 해당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 빌린 금액이다. 주식 신용거래는 일정 보증금율(40~45%)을 맞추면 증권사에서 나머지 금액을 빌려 주식을 사는 거래방법을 말한다. 주가 상승기에는 융자를 레버리지 삼아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빚을 내 산 주식의 주가가 폭락해 대출받은 개인이 만기일(통상 3개월)까지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매도하는 '반대매매'를 통해 돈을 회수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으로 증시가 가파르게 오른 만큼 얼마나 빠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며 "변동성이 많이 노출돼있는 시장에서 빚을 내 투자하는 것은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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