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이 왜 거기서 나와?…시위대 던진 벽돌회사 대주주 보니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0.06.16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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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차별 항의 시위서 폭력 부추기기 위해 벽돌 일부러 배치했다" 괴담 퍼져

/사진=프리스코 시 경찰 트위터/사진=프리스코 시 경찰 트위터


미국 소셜미디어(SNS)에서 '안티파(Antifa)'에 대한 괴담이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안티파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번 인종차별 항의 시위의 배후로 지목한 단체다.

13일 블룸버그통신은 "한 벽돌제조업체가 안티파 괴담에 연루되면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와 관련된 음모론의 중심에 놓였다"고 전했다.



벽돌제조업체인 애크미 브릭의 브릿 스톡스 마케팅 담당 이사는 지난 1일 황당한 트윗을 봤다. 트윗에는 자사 벽돌 제품이 텍사스 주 프리스코시 거리에 쌓여있는 사진과 함께 "이들이 시위 현장에 벽돌을 미리 쌓아두고 시위대가 이를 이용하도록 부추겼다"는 주장이 담겨 있었다.

이 트윗은 삽시간에 각종 소셜미디어로 퍼졌다. 심지어 백악관 공식 트위터 계정은 "안티파가 일부러 폭력 시위를 부추기기 위해 벽돌을 그곳에 두었다"는 주장이 담긴 영상 편집본을 올리기도 했다. 영상은 이내 삭제됐지만 이미 100만번 이상 조회된 후였다. 트위터는 가짜 정보를 담은 해시태그를 유포하는 수백개의 스팸 계정을 삭제하거나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안티파는 '안티 파시스트'의 준말로 급진 좌파 성향을 가진 이들을 지칭한다. 하지만 실제로 안티파가 미국 전역에서 폭력 시위를 조종하고 있는지에 대한 증거는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앞서 일부 백인 우월주의단체가 일부러 안티파로 가장해 활동해온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왼쪽)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사진=AFP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왼쪽)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 /사진=AFP
그런데 여기에 갑자기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과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가 거론됐다. 지난 2일 극우파 음모론자 알렉스 존스가 "우리는 이제 누가 20개 이상 도시에 벽돌을 배달하고 있는지 알게 됐다"면서 "버크셔 해서웨이와 빌 게이츠가 소유한 애크미 브릭"이라고 밝히면서다. 음모론을 담은 30초짜리 해당 영상은 유튜브에서 삭제되기 전 조회수 70만을 넘기며 화제가 됐다.

이들이 갑자기 소환된 이유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난 2000년 애크미 브릭의 모기업인 저스틴 인더스트리를 5억7000만달러에 인수했기 때문이다. 게이츠는 지난 3월 버크셔 해서웨이 이사회에서 물러났지만 아내와 공동 설립한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여전히 버크셔 해서웨이의 최대 주주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애크미 브릭이 올린 배송 일자 사진. /사진=애크미 브릭 트위터.애크미 브릭이 올린 배송 일자 사진. /사진=애크미 브릭 트위터.
애크미 브릭은 성명을 통해 음모론에 대해 반박했다. 애크미 브릭은 페이스북과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아직도 우리에 대해 의심을 품고 있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면서 "소셜미디어에 돌아다니는 벽돌 사진은 조지 플로이드의 비극적인 죽음 3일 전에 이미 배송이 완료된 건"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워런 버핏과 빌 게이츠 또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그 어느 누구도 불법적인 목적으로 벽돌을 배치하도록 지시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파괴가 아니라 건물을 짓는 일을 하고 있다. 폭력을 의도적으로 조장하기 위한 어떤 일도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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