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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구안 날 선 개미들…폭염 예고에도 '여름 테마' 걸렀다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0.06.1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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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전국적으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9일 오후 서울 여의대로에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며 온도계가 40도를 가리키고 있다. 2020.6.9/뉴스1(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전국적으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9일 오후 서울 여의대로에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며 온도계가 40도를 가리키고 있다. 2020.6.9/뉴스1




올 여름 역대급 무더위가 예고돼 있지만 여름 수혜주의 주가는 오히려 지지부진하다. 5월 상승장에서 일부 종목만 반짝했을 뿐 이달 들어 대부분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계절성 모멘텀(주가 상승 재료)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어 여름 테마주 투자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지적한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1~14일 서울의 낮 평균기온은 23.6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인 21.4도보다 2.2도 가량 높다. 지난해 이 기간 동안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은 적이 없었지만 올해는 벌써 6일이나 30도를 넘어서는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

올 여름은 역대급 더위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기상청은 올 여름철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0.5~1.5도 높은 24.1~25.1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폭염일수(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는 20~25일, 열대야일수(낮 최저기온이 25도 이상)는 12~17일로 지난해 폭염일수(13.3일)와 열대야일수(10.5일)보다 2배 가량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에 따르면 올 여름 폭염은 전 지구적 이상 고온 현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구 평균 온도는 4월부터 기록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한반도 인근 북서 태평양과 적도 서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현재 평년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록적 폭염이 예고되자 지난달 여름 관련 수혜주들의 주가도 상승했다. 가장 주목받은 업종은 에어컨 등 실내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들이었다. '캐리어' 에어컨 제조사인 오텍캐리어의 모회사 오텍 (15,250원 -0)은 지난달 주가가 30.64% 올랐고 신일전자 (2,010원 75 +3.9%)(13.3%) 위니아딤채 (2,600원 5 +0.2%)(13.2%) 위닉스 (23,900원 700 -2.9%)(12.6%) 등도 10%대 이상 상승했다.

여름하면 떠오르는 '치맥'(치킨과 맥주) 종목도 상승세였다. 마니커 (692원 3 +0.4%)하림 (2,980원 25 +0.8%)의 주가는 지난달 각각 12.4%, 16.4% 올랐고 하이트진로 (35,750원 850 -2.3%)도 10.9% 상승했다. 수영복을 판매하는 배럴 (8,950원 170 -1.9%)은 5.2%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여름 테마는 오래가지 않았다.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5% 상승했지만 여름 수혜주들은 오히려 주가가 횡보하거나 하락하는 양상이었다. 오텍과 위니아딤채는 이달 각각 4.4%, 9.1% 하락해 지난달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고 마니커와 하림도 이달 들어 4%, 7.6% 떨어졌다.

주류·음료 업종에서는 LG생활건강 (1,580,000원 16000 -1.0%)이 3%대 하락했고 롯데칠성 (123,500원 4500 -3.5%)도 1.45% 약세를 보였다. 빙그레 (58,000원 200 +0.3%)는 4% 올랐지만 시장 수익률보단 낮았다. 유일하게 하이트진로만이 10%대 상승세를 유지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15일 오후 서울 중랑구 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선풍기와 아이스조끼 등으로 더위를 식히며 업무를 보고 있다. 2020.6.15/뉴스1(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15일 오후 서울 중랑구 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선풍기와 아이스조끼 등으로 더위를 식히며 업무를 보고 있다. 2020.6.15/뉴스1
증권가에서는 최근 성장주 중심으로 수급이 쏠리는 유동성 장세로 인해 여름 수혜주들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한다. 코로나19(COVID-19)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시장에 공급한 유동성이 플랫폼, 언택트(Untact·비대면), 바이오 등 성장주 위주로 몰리고 있는데 여름 수혜주는 대부분 내수 종목들이어서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달 코스피의 주요 상승 종목들(우선주 제외)은 대웅, 대웅제약,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LG화학 등 미래 성장성이 기대되는 종목들이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개인 투자자들은 계절 모멘텀을 보고 투자하는 경향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중장기 성장성을 보고 대형 우량주나 언택트 업종에 투자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여름 수혜주가 단기 상승은 있겠지만 과거와 같은 수익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시 전반이 과거에 비해 계절성이 약해진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이전에는 여름이 시작되기 전 5~6월에 여름 수혜주들의 주가가 올랐다가 7월 이후부터 빠지는 패턴이 반복됐다. 하지만 빙과업계의 경우 최근 몇 년간 매출이 줄고 있고, 주류 소비도 증가 폭이 둔화하는 양상이라 여름 수혜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대표적 여름 수혜주로 꼽혔던 여행이나 항공주도 코로나19의 지속으로 인해 올 여름에는 수혜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여름이 성수기인 극장가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당분간 주가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7월 이후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고 기대 이상으로 에어컨, 음료 등의 매출 상승이 이어지면 주가도 재평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폭염 관련주들도 여름철 이상 고온을 기록할 경우에는 주가 투영과정이 펼쳐질 여지가 있다"며 "냉방기기 관련주나 전력 사용량 증가에 따른 에너지 저장장치(ESS) 관련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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