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되찾은 소비자 입맛' 하이트진로, 목표가는 5만원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0.06.1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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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의 맥주 신제품 '테라(TERRA)'/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하이트진로의 맥주 신제품 '테라(TERRA)'/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하이트진로 (20,900원 ▼100 -0.48%)가 10년 전 주가인 4만원을 회복하고 신고가 경신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하이트진로의 몸값을 더욱 높이고 있다. 10년 주기로 바뀐다는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은 '테진아(테슬라+진로이즈백)'의 기세가 예사롭지 않아서다.

15일 오후 2시 9분 하이트진로는 전일대비 1800원(4.48%) 뛴 4만2000원을 나타내고 있다. 장중 4만3600원까지 뛰어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올 들어 주가 상승률은 45%에 달한다.



하이트진로는 전거래일인 12일에는 4만200원에 마감하며 10년 만에 4만원을 회복했다. 종가 기준 4만원을 넘어선 것은 2010년 1월 5일(4만200원) 이후 10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4만3000원을 넘는 가격에 장을 마친다면, 이는 2009년 10월 20일 이후 약 11년 만의 최고가가 된다.

주가 상승세가 무섭지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하이트진로의 미래에 더 큰 점수를 매기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5339억원, 56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각각 26.2% 증가하고 흑자 전환했다. 시장 컨센서스를 뛰어넘은 깜짝실적이다. 1분기 맥주 부문 흑자전환을 이룬 것이 깜짝실적 밑바탕이다.



식품업계에서는 통상 소비자 입맛이 10년 주기로 바뀐다고들 한다. 하이트진로의 맥주 '하이트'가 '지하 150m에서 끌어올린 100% 천연암반수'라는 광고 문구로 당시 1위였던 OB맥주를 꺾은 것이 1996년이다. 추격당한 오비맥주는 2010년을 전후해 '톡 쏘는 청량감'을 앞세운 '카스'를 출시, '하이트'를 제 끼고 왕좌에 앉았다.

그 후 10년이 흐른 올해는 하이트진로의 '테라' 돌풍이 심상치 않다. 수도권은 이미 핵심 지역인 강남과 여의도, 홍대 등에서 테라가 점유율 60%를 웃돌아 1위 브랜드로 뛰어오른 것으로 점쳐진다. 트렌드가 민감한 상권에서 1위를 한 만큼, 추후 테라 인기가 지방까지 확산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재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 테라 판매량이 290~330만상자로 월 판매량 최대를 달성했다"며 "코로나19 장기화 시 수입 맥주 및 필라이트 등 가정용 시장을 타깃하는 제품까지 있어 올해 70% 후반까지 점유율 확대 및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진로이즈백 소주 / 사진제공=외부사진진로이즈백 소주 / 사진제공=외부사진
맥주 신제품뿐 아니라 소주 신제품인 '진로(이즈백)' 인기도 심상치 않다. 복고 열풍 속 과거 하늘색 투명병을 재현한 진로가 테라와 결합해 소맥 시장에서 '테진아(테슬라+진로이즈백)'으로 불리면서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내고 있다. 1년 만에 주력 모델인 아이유가 돌아온 '참이슬' 역시 '테슬라(테라+참이슬)'라는 세련된 작명 덕분에 점유율을 지속 확대해나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의 몸값을 더욱 높인다. 신한금융투자와 메리츠증권은 목표주가 5만원을 제시했다. 10년 만에 빼앗은 왕좌를 향후 10년은 유지할 것이라는 계산이 호실적 전망의 밑바탕이다.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2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 환경 개선으로 유흥시장이 반등할 경우 추가 성장 기대감이 있고, 판촉비용도 4~5월 감소세를 나타내 2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413억원으로 전년 대비 29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맥주 점유율 상승 초입, 소주 1등 지위 강화, 월별 신제품 매출 성장이 주가 상승의 강력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코로나로 대면 활동에 제약이 생긴 것은 오히려 마케팅비 절감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에 목표가를 5만원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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