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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K바이오 이니셔티브와 코스닥

머니투데이 임정희 인터베스트 전무 2020.06.1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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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서 제품을 달라고 아우성입니다." 전화기 너머로 벤처캐피탈 일을 하며 알게 된 코로나19(COVID-19) 진단키트 제조업체 대표들의 흥분된 목소리가 들려온 날을 잊지 못한다. 문자 그대로 '행복한 비명'이었다.

이들은 신속하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진단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 전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총 87개 신속사용허가승인 제품 중 한국 제품이 9개나 된다. 이 같은 폭발적인 수요는 매출로 연결됐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은 2억달러(약 2420억원)에 달한다.

K바이오 진단키트 열풍은 이달 초 카타르가 발주한 LNG운반선 100척 수주에도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바이오니아가 핵산추출, 핵산증폭 장비 및 진단키트를 공급하면서 카타르가 절실하게 필요로 하던 코로나19 진단 관련 솔루션을 해결해줬고 이 같은 좋은 관계가 LNG운반선 수주에도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바이오니아는 2005년 12월 바이로메드와 함께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술특례상장 1호 기업이다.



최근 한국 바이오 기업들이 진단 분야에서 선전을 하면서 K바이오 이니셔티브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이니셔티브는 주도권이란 의미로 제품의 공급가격, 공급대상, 공급시기를 결정하는 권리 등을 뜻한다. 선진국 이외의 시장에서 세계보건기구(WHO) 등 기관에 대한 저가 입찰 등을 주된 매출처로 삼아 오던 한국 기업들이 발 빠른 대처로 이니셔티브를 쥐게 됐다. 글로벌 대형 기업들에 막혀 난공불락과도 같았던 미국 등 선진국시장에 진출하게 됐다는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성과일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이니셔티브 확보에 코스닥시장의 기술특례상장 제도가 큰 역할을 했다고 입을 모은다. 코스닥시장은 미국 나스닥시장을 제외하고는 전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성공한 기술기업 위주의 자본시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특히 바이오 기업들에 대해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통한 문호 개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2005년 바이오니아와 바이로메드 2개사를 시작으로 총 71개사가 기술특례상장했다. 상장을 통해 조달한 공모자금이 평균 1조8112억원에 달한다.

바이오 기업들은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면서 영속적인 미래 사업을 위한 지적재산권을 가다듬고 우수한 인력을 확보해 기술력을 구축하게 됐다. 상장 이후에는 확보된 자본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해 세계를 향해 나아갈 준비를 마쳤다.

바이러스 창궐에 의해 전세계 경제가 멈춰 선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큰 변혁의 시기에서 국가간 가장 큰 경쟁우위가 바이오 기술에 기반한 제품력이라는 것이 확인됐다. 전세계는 코로나19 진단, 치료제, 백신 확보를 위해 경주하고 있으며 그 최전선에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앞장을 서고 있다.


코로나19 진단키트에서 분야에서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한 한국 벤처기업들이 두각을 드러낸 것은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다. 이제 치료제와 백신으로 눈을 돌릴 때다. 코로나19에 대한 완벽한 해결은 미래의 전세계 패권으로 연결될 만큼 중차대한 사안이다. 한국 바이오 기업들의 선전이 필요하다. 또 이 같은 기업들을 묵묵히 뒷받침해 온 코스닥시장도 그 역할을 지속해주기를 기원한다.

[기고]K바이오 이니셔티브와 코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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