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협상 원점으로…속타는 금호그룹

뉴스1 제공 2020.06.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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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HDC현대산업개발 계약 6개월 만에 매각 재협상
금호고속 1300억 상환 지연…코로나 사태로 경영난 지속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모습. 2019.4.1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모습. 2019.4.1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광주=뉴스1) 박영래 기자 =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놓고 채권단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재협상에 나선다. 지난해 12월 매각 계약을 체결했지만 매각대금 완납이 미뤄지면서 그룹의 재무 정상화에 나서려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속은 타들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조건에 대한 재협상에 착수한다.

당초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27일 금호산업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항공업계를 강타하자 인수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당시 아시아나항공 인수가격은 총 2조5000억원이고 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구주) 30.77%에 대해 3228억원을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매각계약을 체결한지 6개월이 지나는 동안 매각작업은 마무리되지 못했고, 이로 인해 금호그룹의 위기상황은 더욱 가중되는 모습이다.

금호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대금인 3228억원으로 그룹의 재무상황을 정상궤도에 올리면서 그룹 재건을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당장 금호산업의 대주주인 금호고속이 산업은행에서 빌린 1300억원을 갚지 못하고 있다.


금호고속은 금호산업 지분을 담보로 산업은행에서 이 돈을 빌렸지만 아시아나항공 매각대금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이 차입금을 상환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산업은행이 돈을 빌려주면서 금호고속이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 45%를 담보로 잡은 상황이라 차입금을 갚지 못하면 금호산업이 채권단의 수중에 들어갈 수도 있다. 금호고속은 지금 금호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기 때문이다.

비록 채권단이 차입금 만기연장은 해준 상황이지만 금호고속이 1300억원을 갚을 타개책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은 형편이다.

더욱이 채권단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재협상을 진행하더라도 금호그룹 입장에서 지금보다 더나은 협상결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코로나19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여건이 악화된 까닭에 현대산업개발은 채권단과 재협상을 통해 당초 매각가인 2조5000억원에서 큰 폭으로 금액을 깎으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렇게 될 경우 금호그룹이 받게 되는 돈 역시 당초 받기로 했던 3228억원에서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금호산업과 함께 그룹의 중심축으로 남게 되는 금호고속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극심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

금호고속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현재까지 임원 임금 30% 삭감과 전 직원 순환휴직 등을 실하고 있다.

금호고속은 이를 통해 위기상황을 버텨내고 있지만 코로나19 국면이 조만간 해소될 기미는 보이지 않아 우려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금호그룹 한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 매각작업이 하루빨리 마무리돼 직면한 위기상황이 조속히 해결되길 기대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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