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소녀 목누르고 "숨쉴 수 없다" 조롱한 홍콩 경찰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0.06.1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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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쉴 수 없다" 인종차별 항의 시위 구호 조롱하듯 외친 해당 경찰관, 결국 징계

/사진=홍콩자유언론(HKFP)/사진=홍콩자유언론(HKFP)


홍콩에서 시위대와 대립하던 경찰이 전세계에 확산 중인 인종차별 항의 시위 구호를 조롱하듯 외쳤다가 징계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12일 밤 몽콕에서 시민 수백 명이 모여 지난해 6월12일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며 입법회를 포위했던 시위 1주년을 기념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 현장에 출동한 경찰 중 한 명이 시위대의 신분증 검사를 하던 중 갑자기 "숨을 쉴 수 없다"(I can't breath),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미국은 없다"(There is no America) 등의 구호를 반복적으로 조롱하듯 외쳤다. 이 모습을 찍은 영상은 소셜미디어 상에 그대로 올랐다.

이는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서 쓰이는 구호다. 특히 '숨을 쉴 수 없다'는 플로이드가 숨지기 직전 내뱉었던 말이다.



홍콩 기자협회는 "경찰은 시위 진압 경찰의 부적절한 행위에 해명하고 일선 경찰의 통제력 상실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홍콩 경찰은 "문제를 일으킨 경찰을 징계했다"며 "경찰의 규율 문제를 항상 엄중하게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쳐/사진=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쳐
하지만 이 뿐만이 아니었다. 또 다른 경찰은 코즈웨이베이 지역에서 16세 여학생의 목을 무릎으로 눌러 제압하기도 했다. 이 여학생은 얼굴에 찰과상 등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홍콩 곳곳에서는 경찰의 삼엄한 경비 속에 시위가 산발적으로 진행됐다. 몽콕 한 쇼핑센터에서는 20~30명 규모의 시위대가 모여 '홍콩독립' 등의 구호를 외쳤다. 샤틴 지역에서도 야당 소속 구의원들이 반정부시위 관련 사진 전시판을 설치했고 코즈웨이베이에서도 약 100명의 시위대가 모였다.

홍콩 경찰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8인 초과 집회를 금지한 규정을 근거로 해산을 명령했다. 이에 불응한 시위대와 경찰이 출돌하면서 35명 이상이 불법집회와 무기 소지 등 혐의로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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