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불 알뜰폰은 기존 통신사 휴대전화와 마찬가지로 온라인에서 '본인인증'에 활용할 수 있다. 비대면 금융 체계에서 핵심적인 신원확인 단계 중 하나인 휴대전화 본인인증을 해결할 대포폰(명의 도용 휴대전화)을 이렇게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카카오톡 상담을 통한 비대면 알뜰폰 개통 과정 재구성 /사진=머니투데이](https://thumb.mt.co.kr/06/2020/06/2020061415055258335_1.jpg/dims/optimize/)
개인정보활용 약관에 동의한 뒤 실명인증 증빙서류(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의 종류를 골라야 했다. '주민등록증'을 통해 발급받기로 하고 기자의 주민번호와 등록증 발급일자, 연락 가능한 연락처를 입력했다.
사용하고자 하는 전화번호와 유심칩 배송지를 입력하면 △신분증 △신분증과 함께 나온 얼굴 사진 △본인확인 추가 사진(셀카) △자필 개통 동의서 사진을 전송해 이상이 없으면 개통 신청이 완료된다. 약 13년 전 찍은 주민등록증 사진과 현재 얼굴을 같이 찍어 보냈는데 정상적으로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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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원들이 소개하는 알뜰폰 개통 절차는 위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다른 B사의 직원도 "신분증만 있으면 된다"며 "앱에 신분증과 함께 나온 얼굴 사진을 올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몇몇 직원은 자신에게 "신분증과 신분증과 얼굴 나온 사진을 보내면 개통돼 내일 배송된다"고 밝혔다.
영업점이 대신 서류 작성해 신청...신분증의 숫자가 중요, 사진은 크게 신경 안써
![비대면 알뜰폰 개통시 상담원이 요구한 준비물. 규정대로라면 있어야 하는 공인인증서, 신용카드 비밀번호 앞 두 자리 등은 필요하지 않았다. /사진=머니투데이](https://thumb.mt.co.kr/06/2020/06/2020061415055258335_2.jpg/dims/optimize/)
하지만 취재진과 상담한 복수 상담원은 "공인인증서, 신용카드 모두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개통을 원하는 사람 대신 서류를 작성해 신청함으로써 대면 개통과 같은 방식으로 휴대폰을 개통해준다.
이 과정에서 신분증을 들고 찍은 셀카와 가입신청서 대리 작성 동의서 등을 요구한다. 신분증의 경우 주민번호, 면허번호, 발급일자 등 숫자가 중요하지 사진이 원본 신분증과 일치하는 여부는 고려되지 않는다. 한 상담원은 같은 방식으로 후불폰 개통도 가능하다고 했다.
한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시스템을 잘 갖추지 못한 업체나 대리점의 경우 직원이 신청자 신분증과 얼굴 사진, 가입신청서 대리작성 동의서 등을 받아 정보를 대신 기입한다"며 "이때 대리점 직원이 위조 사진에 속으면 대포폰 개통을 막기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경훈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모바일 뱅킹으로 10초만에 대출 가능하다는 광고가 흔한 만큼 휴대전화가 주요 본인인증 수단이 된 시대"라며 "다수 비대면 대출 신청을 받는 은행 입장에서는 신청 온 휴대전화 명의가 실재 신청자와 일치하는지 일일이 파악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격 본인인증 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비대면 알뜰폰 개통도 여러 수단을 통한 본인확인 절차를 거쳐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