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휠라가 출시한 데일리 조거 신제품 '휠라자마'. / 사진제공=휠라 제공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12일까지 휠라홀딩스 주식 37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기간 외국인의 코스피시장 전체에서 1987억원을 순매도했다. 주가는 지난 3월 저점 대비 102.4% 뛰었는데, 이는 코스피 상승 폭(48.1%)을 훌쩍 웃돈다.
시가총액도 그리 크지 않다. 12일 기준 휠라홀딩스의 시가총액은 2조3177억원이다. 대형주이긴 하지만, 외인이 비슷하게 사들인 엔씨소프트 (172,000원 ▲1,500 +0.88%), POSCO (397,500원 ▲6,000 +1.53%) 시총이 16~18조원대이고, LG이노텍 (194,500원 ▲7,300 +3.90%)도 4조원이 넘는 점을 고려하면 적은 편이다.
그렇다면 외국인 자금 유입의 배경은 무엇일까. 증권업계에서는 자회사 아큐시네트(Acushnet)의 지분 가치 상승을 꼽는다. 세계 최대 골프용품 업체인 아큐시네트는 최근 미국의 경제활동 재개와 봉쇄 완화로 골프 산업이 부상하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골프는 넓은 야외에서 이용자 사이 밀접 접촉 없이 즐길 수 있어, 바이러스 감염위험이 낮다는 인식이 퍼지며 인기를 끌면서다. 휠라홀딩스가 지난 3월 말 기준 아큐시네트의 지분 52%를 보유 중이다.
미국골프재단(NGF)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 전역 골프장 가운데 97%가 영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골프협회의 핸디캡 정보 시스템에 기록된 5월 경기건수는 지난해보다 22%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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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호황에 아큐시네트는 최근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5월 이후 주가 상승률이 22%에 달한다. 휠라홀딩스가 지닌 지분가치도 껑충 뛰었다. 11일(현지시간) 기준 지분 가치는 12억9168만달러(약 1조5594억원)로, 휠라홀딩스 시총의 67% 수준이다.
높지 않은 주가도 투자 매력 가운데 하나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아큐시네트 제외 PER(주가수익비율)은 10.4배로 부담이 크지 않다"며 "외국인 입장에서는 싸게 느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지분 가치 상승이 모기업의 주가까지 끌어올리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8일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의 주가가 간밤 103.7% 오르자, 다음날 지분 6.13%를 투자한 한화 (26,800원 ▲150 +0.56%) 또한 지분 가치가 투자 대비 16배 넘게 늘며 주가가 26% 넘게 급등했다. 다만,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이튿날 6%가량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