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는 소통하라'…학생들은 왜, 온라인 시위에 나섰나?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0.06.1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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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한양대학교.[서울=뉴시스] 한양대학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기말고사 방식 등을 두고 학교 측과 갈등 중인 한양대학교 학생들이 온라인 시위에 나섰다. 12일 오후 2시부터 포털사이트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한양대는 소통하라'는 키워드가 올라온 것. 학생들은 왜 소통의 부재를 외치게 되었을까.

코로나19 시기를 고려한 온라인 시위…갈등은 학기 초부터
한양대학교와 학생들의 갈등은 학기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생들은 대면강의부터 오프라인 개강날짜, 등록금 문제, 대면 시험 등 각종 문제를 둘러싸고 4월 초부터 학교와의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해당 시위를 기획한 한양대학교 정책학과 학생 조성재씨는 "학교 측이 학생들과의 소통을 피하고 무시한다는 불만사항들이 있었다"며 "코로나19 시국이라 학생들이 모여서 의견 표출을 하면 안전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실시간 검색어를 통해 의견을 전달하면 안전과 소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양대학교 기계공학부 정학생회장 안재훈씨는 "(일례로) 다른 학교는 학기 초에 1학기 모두 온라인 강의를 하겠다고 공지해서 혼란을 만들지 않았지만, 한양대학교는 한 주마다 연장하는 방식으로 해 학생들 사이에서는 (향후 계획을 어떻게 짜야하는지) 혼란이 많았다"고 말했다.



김석찬 한양대학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은 "(학생회 차원에서는) 4월달부터 학교 측에 비대면 평가나 절대평가 등의 요구를 해왔고 오프라인으로도 여러 활동을 했다"며 "그러나 그동안 요구했던 것들에 있어 학교 측은 세 달 가까이 (원래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측에서도 간담회를 하는 등 소통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했다"면서도 "만남의 자리는 있었지만 소통은 안 됐다.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해도 입장 변화나 절충안을 내놓으려는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학교 측에 바라는 건 "진실된 소통"
지난 1일 한양대학교 학생들이 학교 측의 행정처리를 규탄하며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한양대학교 교육방송국지난 1일 한양대학교 학생들이 학교 측의 행정처리를 규탄하며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한양대학교 교육방송국
학생들은 이번 시위를 계기로 학교 측이 학생들과 소통하려는 의지를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다. 안재훈씨는 "그동안 학생들이 총장님과의 대화를 위해 25분만 시간을 내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비서실에서는 총장님이 10분 단위로 일정이 있으시기 때문에 25분이라도 빼줄 수 없다고 거절했다"며 "그런데 우리는 농성을 하면서 매일 오후 5시 30분마다 총장님이 퇴근하는 걸 봤다"고 말했다.


안씨는 "우리는 큰 걸 바라는 게 아니다"라며 "다른 학교는 학생들이 면담을 요청하면 면담도 해주고 학생들의 의견을 듣는 걸로 안다. 학생들은 지금 단지 진실된 소통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성재씨는 "학생도 학교도 (코로나19 사태가) 처음이기에 해답이 다 다를 수 있다. (학생들도) 각자가 학교 측에 요구하는 내용은 다를 것"이라며 "이 운동은 특정 방안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본부가 학생들을 학교의 구성원으로 인식하고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날 한양대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이메일과 문자로 대면시험 시행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대면 시험은 학생들이 코로나19 확산 우려 등으로 학교 측에 다시 고려해줄 것을 요청해 온 의제 중 하나다. 한양대 측은 "대학의 의지와 정책을 신뢰하고 따라달라"며 "건강과 안전 그리고 학업 수행을 위한 최선의 방안을 적극 강구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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