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담론' 던지는 김종인…교육특위 제안, 데이터청 설립 추진

머니투데이 강주헌 기자 2020.06.12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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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본인이 구상한 경제·사회 등 분야를 막론한 '혁신 과제'를 연일 화두로 던진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전개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한 맞춤 전략이다. 21대 총선 참패로 보수 진영에 쇄신이 필요한 상황에서 '정책 이슈 선점'으로 새판을 짜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데이터청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0.6.11/뉴스1(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데이터청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0.6.11/뉴스1


김종인 "교육불평등 이대로 안된다, 국회에 특위 설치하자"
김 비대위원장은 11일 교육불평등 개선을 위해 국회 내 교육혁신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교육혁신특위는 고등교육을 심의하는 위원회다. 코로나 사태 이후 변화하는 시대상에 맞춰 새로운 대학교육을 설계하기 위해서다.



김 비대위원장은 비공개 비대위 회의에서 "무엇보다도 평등을 주장하는 더불어민주당에서 교육의 불평등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우리 당이 과감하게 지적하고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교육 시스템이 교육 불평등을 고착화 시키고 있고 사교육 시장이 커져서 공교육이 무력화돼 우리 사회 내에서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사라지고 빈부격차가 대물림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교육의 수요자(학생)와 공급자(교수) 모두가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코로나 사태가 지난 다음에는 우리도 산업구조 혁신에 박차를 가할 수밖에 없는데 실제 우리나라에서 4차산업 관련 많은 얘기가 나오는 인공지능이라든가 데이터 사이언스(과학) 등을 대학에서 충분히 교육할 수 있는 교수들을 확보하고 있느냐 하는 것도 지금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은 우리 대학생들이 대학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미국에서 실시되는 교수들의 온라인 강의를 들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그렇게 해야만 소위 미래 산업에 대한 인력 공급이 가능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이같은 종합적 문제를 논의하는 위원회를 국회에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윤희숙 미래통합당 21대 총선  당선자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4.28/뉴스1(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윤희숙 미래통합당 21대 총선 당선자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선자 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4.28/뉴스1

외부 전문가 위주 '경제혁신위'도 구성 완료
이날 통합당은 비대위 산하 경제혁신위원회 인선도 마무리했다. 위원장에 KDI(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출신인 윤희숙 의원(초선·서울 서초갑)이 임명됐다. 경제혁신위는 △함께하는 경제 △역동적인 경제 △지속가능한 경제 등 3개 분과에서 경제혁신 방안을 논의한다.

경제혁신위는 기본소득 도입 논의와 데이터청 설립,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정책) 등 김 위원장이 던지고 있는 이슈를 구체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핵심 과제로 △정부재정운영 △성장동력 △인구감소 △기본소득 등이 거론된다.

'함께하는 경제'는 위원장에 김원식 건국대 글로벌캠퍼스 교수가 임명됐다. 위원에는 김종대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안명옥 전 국립중앙의료원 원장(17대 국회의원), 김용하 순천향대학교 IT금융경영학과 교수, 김대일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가 참여한다.

'역동적인 경제'는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위원장을 맡는다.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이영 통합당 의원(전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지속가능한 경제'는 박형수 연세대 경제학과 객원교수가 위원장에 임명됐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윤창현 통합당 의원(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가 위원으로 참여한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함께하는 경제'는 기본소득을 포함한 복지 교육 패러다임 전환을 꾀하게 된다"며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의 1차적으로 보호하고 적극적 자유를 보호해줘야 하는데 인적 역량을 키우는 것도 함께 지원하겠다는 측면"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동적인 경제'와 관련, 자본 노동이 원활히 유입돼야 하는데 혁신을 위한 산업구조 변경이 불가피하다. 디지털경제, 데이터경제의 중요성을 전해드렸는데 경제구조 대변환, 코로나 이후 성장동력을 삼아야 할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경제'는 재정건전성 강화와 사회보장제도의 지속성을 짚을 것"이라고 말했다.

21대 총선 백서 제작 특별위원회 위원장에는 서울 강북갑에 출마해 낙선한 정양석 전 의원이 임명됐다. 18대,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 전 의원은 새누리당 제2사무부총장,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를 역임했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데이터청 전문가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6.11/뉴스1(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데이터청 전문가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6.11/뉴스1
'데이터청' 본격 추진…정부조직법에 반영 검토
김 비대위원장은 데이터청 설립을 정부에 건의해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 차원에서도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4일 김 비대위원장은 "데이터가 곧 돈인 시대"라며 정부조직법 개정을 제안한 바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4차 산업 선도를 위한 '데이터청 설립' 긴급 좌담회에서 "정부가 갖고 있는 데이터나 민간이 소유한 데이터를 종합해서 관리해서 데이터가 필요한 기업이나 개인이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드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생각해 데이터청 설립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닥칠 경제상황을 볼 때 하나의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도 할 수 있다"며 "말만 하고 미뤄왔던 4차 산업혁명의 추진이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며 "4차 산업의 원료가 될 수 있는 데이터를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관리를 잘 하느냐에 따라 4차 산업의 미래가 걸려 있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데이터청에 대한) 좋은 안이 나오면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반영하겠다. 영국과 미국이 설립했다고 하니 해외사례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오늘 좋은 사례가 나와서 정부가 데이터청을 설립하도록 자극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AI 전문가 영입 시도 무산…검증 실패에 '삐끗'
통합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새 수장으로 거론됐던 이경전 경희대 교수는 과거 막말 옹호 논란으로 영입이 취소됐다. 통합당은 변화와 혁신을 위해 막말 등 과거 발목을 잡았던 구태 이미지와 확실히 선을 긋겠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불거지자 즉시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오늘(11일) 아침 새벽에 문자로 통보했고 본인이 답해서 없던 것으로 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9일 오후 인공지능(AI) 전문가인 이 교수를 직접 만나 여의도연구원장 직을 제의했고 이 교수는 늦어도 주말인 14일까지 답을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10일 영입 소식이 알려지자 이 교수가 지난 총선 당시 세월호 유가족을 겨냥한 차명진 후보의 막말 논란이 불거졌을 때 차 후보를 옹호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4월 차 후보가 총선 지역토론회에서 서울 광화문 세월호 텐트 내에서 문란한 행위가 벌어졌다는 인터넷 매체의 보도를 인용해 발언한 것을 두고 이 교수는 "막말이 아니다"는 취지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김 위원장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다, 어제 밤에 (언론보도가) 나오지 않았나"라며 "당을 대표한다는 연구소에 그런 잡음이 있는 사람을 모셔온다는 게 합당치 않은 것 같았다"고 밝혔다.

당초 김 위원장은 당의 전략 수립에 빅데이터 활용 등 첨단 기법을 도입하려는 취지로 이 교수 영입을 추진했다. 이 교수는 경희대 후마니타스 빅데이터 연구소장을 맡고 있으며 국내 최고의 인공지능·빅데이터 권위자로 평가받는다.

김 위원장은 "여러가지 수소문을 해보니 그분이 월등한 능력이 있다고 해서 내가 만나 제의 했던 것"이라며 "내가 수사기관도 아니고 그 사람을 검증할 방법이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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