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시대, '방문→셀프' 빌려써도 관리는 스스로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0.06.1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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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탈 시장에 '셀프 서비스'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면서 렌탈 가전도 자가관리형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쿠쿠 '인앤아웃 아이스 10’s 얼음 정수기' 자가관리 자료사진./사진=쿠쿠쿠쿠 '인앤아웃 아이스 10’s 얼음 정수기' 자가관리 자료사진./사진=쿠쿠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 가전제품을 고객이 직접 관리하는 소위 자가관리 서비스가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높아졌고, 관리가 간편한 제품이 보급됐기 때문이다.



종합 생활가전기업 쿠쿠는 '인앤아웃 아이스 10’s 얼음 정수기' 등 올해 1분기 자가관리형 렌탈 가전 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14% 증가했다고 밝혔다. 쿠쿠는 2013년부터 자가관리형 렌탈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직수 정수기를 처음 자가관리형으로 공급한 바디프랜드도 올해 1분기 'W정수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달에는 W정수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74%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가관리형은 비대면을 선호하는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비용까지 낮춘 제품"이라며 "필터 등 교체주기를 짧게 제공해 오히려 제품 관리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필터 전문기업 피코그램의 퓨리얼은 올해 1~5월 누적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5% 증가했다. 퓨리얼은 렌탈이 아닌 일시불로 판매 중이지만, 필터교체 주기에 맞춰 알림을 제공해 고객 스스로 제품 관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업체 관계자는 "렌탈 비용의 거품을 제거해 합리적인 일시불 가격으로 고객의 구매 부담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퓨리얼은 유로 체인저 직수 정수기 등 8개 전 제품을 자가관리형으로 판매 중이다.


코웨이 자가관리형 공기청정기./사진=코웨이코웨이 자가관리형 공기청정기./사진=코웨이
방문관리 렌탈 서비스 중심의 업체들의 변화도 눈에 띈다. 국내 방문관리 렌탈 문화를 만든 코웨이 (56,100원 ▲200 +0.36%)도 올해 1월 자가관리형 공기청정기 카트리지를 출시했다. 필터 세척·교체 시점을 알려주고 교체 방법 등도 간소화한 제품이다.

지난해 6월 출시된 청호나이스 '직수 정수기 콤팩트'도 인기를 끈다. 청호나이스에서 선보인 유일한 자가관리형인 제품이다. 올해 1~5월 판매량이 지난해 6~12월에 비해 20% 증가했다. 올해 5월 판매량은 전달대비 200% 늘었다.

청호나이스 직수 정수기 콤팩트 자료사진./사진=청호나이스청호나이스 직수 정수기 콤팩트 자료사진./사진=청호나이스
일각에선 자가관리로 인한 서비스 품질저하와 위생문제 등을 지적하는 업계의 우려도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철저한 위생관리와 품질유지를 위해선 전문인력의 방문 점검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고객이 직접 필터 등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인건비와 관리 책임 등 업체가 챙기는 이득에 비해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가격 인하 폭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자가관리형 렌탈이 대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방문관리 인력이나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사업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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