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끝 안보이나…에쓰오일 '매년' 희망퇴직 받는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0.06.1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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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 온산공장 전경에쓰오일 온산공장 전경


에쓰오일(S-Oil (76,000원 ▼900 -1.17%))이 매년 희망퇴직을 정기적으로 받는다. 코로나19(COVID-19)에 따른 정유 사업 불황으로 사상 최악의 1분기 실적을 낸 끝에 내놓은 비상경영방안이다. 일각에서는 정유 불황이 1년 이상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1일 에쓰오일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9일 후세인 에이 알 카타니 대표이사 주재로 온라인 경영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경영진은 희망퇴직을 매년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뜻을 전달했다. 에쓰오일은 올해 창사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받은 상태다. 지난달 만 50세 이상, 근무경력 15년 이상인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했다.

총 7조원이 투입되는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 투자도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부생가스를 원료로 에틸렌을 만드는 스팀크래커와 추가 복합석유화학시설을 만드는 프로젝트인데, 당초 내년 투자가 시작돼 2024년 마무리 될 것으로 예견됐었다.



아울러 에쓰오일은 이날 코로나19를 극복할 단계별 전략으로 △비즈니스 연속성 △성과 극대화 △지속가능을 위한 변화 등을 제시했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일본과 호주에 고급 휘발유를 판매하는 등 틈새시장을 개발하고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정제 등 혁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에쓰오일이 이 같은 비상 대응에 나선 까닭은 정유사업 위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미 1분기 영업손실 1조73억원 규모의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지만, 본격적 시황 반등 시점은 여전히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유업계 수익성의 척도인 정제마진은 이달 들어 반등 조짐이 보이는 등 일단 최악은 넘긴 것으로 보인다. 미국 휘발유 수요도 지난주 코로나19 이전의 80%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불황과 호황 주기를 천천히 오가는 정유 산업 특성 상 완전한 회복에는 1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 반응이다. 코로나19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조금씩 회복은 되고 있지만 전반적 불황이 상당 기간 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코로나19 국면이 빨리 해소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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