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2차 전지'…두 달 반만에 400% 오른 수소株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0.06.11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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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제2의 2차 전지'…두 달 반만에 400% 오른 수소株


수소트럭 제조사 '니콜라' 주가가 대박이 나면서 수소 관련주가 주목받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과 글로벌 산업 성장 기대감에 힘입어 주요 수소주들은 약 두 달 반 만에 주가가 100~400% 넘게 회복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수소트럭 제조사 '니콜라'는 전 거래일 대비 6.46달러(8.82%) 오른 79.73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4일 나스닥에 상장한 니콜라 주가는 4거래일만에 무려 134.7% 올랐다. 현재 니콜라의 시가총액은 286억달러(약 34조원)로, 포드 모터스(288억달러)에 근접했다.

이번 급등은 니콜라의 창업자 트레버 밀턴 회장이 제로 에미션(탄소 무배출) 트럭인 '뱃저' 예약을 받겠다고 밝힌 덕이다. 이에 니콜라에 투자한 한화그룹까지 덩달아 주목받으며 한화 (26,150원 ▼100 -0.38%)가 9일 26%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니콜라'의 주가 급등을 계기로 수소 관련주가 조명받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수소차·수소연료전지 산업이 '제2의 전기차·2차전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1월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이 발표되고, 지난 2월 수소산업 육성을 골자로 한 수소경제법(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 공포되는 등 현 정부가 수소 산업 지원에 적극적인 점이 호재다. 지난달 발표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설비를 향후 15년내 4배 이상으로 확대(2019년 15.8GW(기가와트) →2034년 78.1GW)할 계획이다.

/사진=니콜라/사진=니콜라
다음달 나올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서 수소경제 관련 단기 투자 계획이 구체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인다. 실제로 보급이 부진하던 수소충전소는 지난해 경제로드맵이 발표된 이후 2018년 14개에서 2019년 34개로 20개가 늘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현재까지 누적 발주(건설 완료 포함) 수소충전소 물량은 총 80개소로 집계된다.

이전까지 한국·일본 등에 국한되던 수소산업이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은 지난해부터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수소를 제조하는 그린수소 파일럿 프로젝트를 시작한 데 이어, 올해부터는 GW 단위 대규모 그린수소 프로젝트 계획이 확정되고 있다. 그린수소 프로젝트는 호주, 중국, 일본, 미국 캘리포니아 등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민간 차원에서도 지난 4월 독일 자동차부품회사 보쉬가 수소연료전지를 대규모 발주했고, 일본 토요타는 중국 5개 업체와 합작해 상용 수소차 사업을 전개 중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부분 국가들이 중장기 계획으로 재생에너지 100% 시대를 목표로 하면서 재생에너지 저장수단으로서 수소의 역할이 커졌다"며 "수소 생산 인프라가 확보되면 수소 승용차, 트럭, 배, 기차, 발전 등으로 최종 수요가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다.

수소 관련주로는 두산퓨얼셀 (19,030원 ▼400 -2.06%), 에스퓨얼셀 (13,600원 ▼310 -2.23%), 이엠코리아 (2,795원 ▼10 -0.36%), 일진다이아 (12,530원 ▼240 -1.88%), 효성중공업 (313,000원 ▼15,000 -4.57%), 효성첨단소재 (336,000원 ▼1,000 -0.30%) 등이 꼽힌다. 두산퓨얼셀과 에스퓨얼셀은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수소연료전지 업체다. 이엠코리아는 자회사 이엠솔루션을 통해 수소충전소를 운영 중이고, 일진다이아의 자회사 또한 현대차에 수소탱크를 공급 중이다. 효성중공업은 수소충전소 보급 사업을 진행하며, 효성첨단소재는 수소차 핵심 소재인 탄소섬유 기술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다.

국내 1위 수소연료전지 업체인 두산퓨얼셀은 3월 저점 대비 무려 409% 올랐다. 에스퓨얼셀의 주가도 같은 기간 131% 뛰었다. 이엠코리아,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일진다이아 등도 100~200% 넘게 상승했다.

다만, 단기간에 가시적인 실적 등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니콜라의 주가 급등, 정부 수소경제 지원 등 수소차 관련주에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면서도 "수소차 관련 가치를 반영하기에는 아직 기대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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