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삼성화재, 대형GA 수수료 인상…수수료 경쟁 또 불붙나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2020.06.10 04:31
글자크기
[단독]삼성화재, 대형GA 수수료 인상…수수료 경쟁 또 불붙나


내년부터 시행되는 보험 모집 수수료 제도 개편을 앞두고 삼성화재 (299,500원 ▲2,000 +0.67%)가 일부 대형 GA(법인대리점)에 대한 수수료를 인상을 단행했다. 전속설계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GA채널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았던 삼성화재가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면서 한동안 잠잠하던 수수료 경쟁이 다시 불붙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최근 국내 GA 업계 1위인 지에이코리아와 수수료 환수 기준을 강화하는 대신 총 수수료를 인상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새로운 수수료 체계를 신설했다.



새 수수료 체계에 따르면 지에이코리아 설계사가 삼성화재의 주요 장기 보험과 간편 보험을 팔면 타사 평균 대비 초회 수수료 기준 73~91%포인트(p), 총 수수료 기준 132~161%p를 많이 받는다. 운전자보험은 타사 대비 평균 초회 수수료 기준 32~80%p, 총 수수료는 66~139%p 더 받는다. 재물보험도 타사 평균에 비해 초회 수수료는 42~54%p, 총 수수료는 71~88%p 많이 지급 받는다.

이를테면 월납 보험료 10만원의 삼성화재의 장기보험 상품을 팔았을 경우 타사 대비 초회 수수료 기준 최대 9만1000원, 총 수수료 기준으로는 16만1000원을 더 받는다는 의미다.



삼성화재는 지에이코리아 외에 다른 대형 GA들과도 새로운 수수료 체계를 쓰는 것에 대해 협의 중이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대대적인 수수료 제도 개편 시행을 앞두고 삼성화재가 GA 설계사에게 주는 수수료를 인상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과도한 수수료 경쟁을 막기 위해 내년부터 설계사의 모집수수료를 가입 첫해 월납보험료의 1200%(12배)로 제한하기로 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첫해는 당국의 규제에 따라 1200% 내에서 수수료를 지급하지만 나중에는 더 많이 주는 구조로 총 수수료를 인상하면서 이미 일부 대형 GA들이 수수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사실상 규제를 피해 우회적으로 수수료를 올린 셈”이라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전속 설계사 의존 비중이 높고 보험료가 타사보다 비싼 편이라 GA 채널에서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메리츠화재가 저렴한 보험료 등을 무기로 장기 보험 시장에서 삼성화재를 턱밑까지 추격하자 GA 채널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지난해에 10년 만에 처음으로 보장성 보험료를 평균 15% 인하하고 GA 채널 시스템을 개편한 데 이어 수수료까지 인상한 것이다.


삼성화재 측은 수수료를 인상한 것은 맞지만 일명 ‘가라(가짜)계약’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기존에 12차월까지 유지하면 수수료를 지급해 설계사들이 가짜 계약으로 보험료를 대납해 실적을 올린 후 소속 GA를 옮기는 ‘수수료 따먹기’ 식의 영업이 많았다”며 “환수 조건을 16차월로 연장하는 대신 수수료를 높인 거라 계약 유지율을 높이지 않으면 수수료를 많이 가져갈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삼성화재의 이번 수수료 인상이 업계의 과당 경쟁을 유발하거나 사업비 증가로 이어질지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사실 관계를 파악한 후 문제가 있을 시 점검해 보겠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