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미국도 중국도 "기술주 산 사람이 승리"

머니투데이 김재현 이코노미스트 2020.06.1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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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보고 크게놀기]언택트가 저금리가 기술주 상승에 기름 붓다

편집자주 멀리 보고 통 크게 노는 법을 생각해 봅니다.

한국도 미국도 중국도 "기술주 산 사람이 승리"


글로벌 증시가 연일 강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폭락했던 코스피는 거의 보합수준으로 회복했고 뉴욕과 상하이 증시의 하락폭도 -3% 수준까지 줄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추세가 확산되면서 기술주는 오히려 상승했다.



◇글로벌 증시 반등 지속
지난 8일 코스피 지수는 0.1% 상승한 2184.29로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 하락폭은 -0.6%에 불과하다. 지난 3월 19일 기록했던 최대 하락폭인 -33.7%와 비교하면, 약 30% 올랐다. 하락속도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코스피는 두 달 반이라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하락폭을 거의 만회했다.

같은 날 미국 다우존스 지수는 올해 들어 -3.4% 하락한 27572.44를 기록했다. 지난 3월 23일 기록한 최대 하락폭(-34.9%) 대비 30% 넘게 상승했다. 코스피와 비슷한 상승폭이다.



초대형 블루칩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 지수는 보잉 등 일부 종목의 하락폭이 커서 아직 마이너스 상태지만, 블루칩 500개 종목으로 구성된 S&P 500 지수는 올해 플러스 수익률로 돌아섰다.

지난 8일 중국 상하이지수는 올들어 -3.7% 하락한 2937.77로 장을 마쳤다. 올해 상하이지수는 글로벌 증시 대비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였는데, 최대 하락폭도 -12.8%에 그쳤다.

상하이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었던 미국 증시와 달리 지난해 상승폭이 크지 않았고 자본시장이 미개방된 상태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영향도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기술주 전성 시대
올해는 기술주의 활약이 돋보이는 한 해다. 지난 8일 미국 나스닥은 올들어 10.6% 상승한 9924.75로 장을 마쳤다. 3월 한때 7000포인트를 깨뜨렸던 나스닥은 현재 1만포인트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올해 최대 하락폭도 다우존스지수(-34.9%) 대비 훨씬 작은 -23.5%에 불과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의 기술경쟁력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모두 나스닥 상장 종목이기 때문이다.

나스닥 뿐 아니라 한국의 코스닥, 중국의 차스닥도 마찬가지다. 코스닥 지수는 3월 급락장에서 최대 하락폭 -36.1%를 기록하는 등 약한 모습을 보였지만, 반등장에서는 코스피보다 강하게 반등했다. 지난 8일 코스닥 지수는 올들어 12.4% 상승한 753.04로 거래를 마감했다. 특히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제약·바이오업종이 강하게 반등하면서 코스닥 상승을 견인했다.

기술주 중 올해 가장 강한 모습을 나타낸 건 차스닥이다. 코로나19를 가장 먼저 겪은 중국은 기술주 상승도 가장 빨랐다. 1월 중순부터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중국에서는 온라인교육·동영상스트리밍·게임 등 언택트 관련 주식이 가장 먼저 상승하기 시작했다.

지난 2월 25일, 차스닥지수는 올들어 27.2% 상승하며 일찌감치 올해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유럽, 미국 등으로 확산되며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자 차스닥도 올해 상승폭을 거의 반납했다.

글로벌 증시가 반등하기 시작한 3월말부터 차스닥도 다시 상승하기 시작해 8일 기준 올해 19.8%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한,미,중 기술주 중에서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언택트와 저금리가 기술주 상승에 기름 부어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폭락과 반등을 겪은 올해 글로벌 증시 추세는 기술주 장세로 대변된다. 코로나19가 강제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언택트로 대변되는 비대면 소비 관련주가 부상한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개발과 관련된 바이오주도 급등했다.

또한 미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하도 기술주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미 연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뉴욕증시가 급락하자, 1.50~1.75%이던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인 0~0.25%까지 낮췄다.

저금리는 가치주보다 성장주(기술주)에 유리하다. 성장주는 현재보다 미래에 큰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미래 수익에 대한 할인율(=금리)이 낮으면 현재 가치가 높아진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촉발된 금리 인하로 인해 상당기간 저금리가 지속될 전망이어서 기술주에 우호적인 여건이 계속 유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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