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보다 '학부모들 확진'에 학교 '긴장'…"정보협조도 안돼"

뉴스1 제공 2020.06.0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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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포함 수도권 중심 '지역사회 감염' 뇌관 계속
'학교 지원'은 전향적·'방역활동'은 선제적으로

4차등교가 시작된 지난 8일 오전 서울 노원구 용원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손 소독을 하고 있다./뉴스1  © News14차등교가 시작된 지난 8일 오전 서울 노원구 용원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손 소독을 하고 있다./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장지훈 기자 = 중학교 1학년과 초등학교 5~6학년까지 순차 등교수업이 마무리됐지만 '지역사회 집단감염' 여파가 끊이지 않고 있어 불안감이 여전한 편이다. 일선 학교에서는 인근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등교 여부 판단에 애를 먹고 있다.



9일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 등 교육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고등학교 3학년부터 등교수업을 시작한 이후 확진판정을 받은 학생과 교직원은 7일 오후 4시를 기준으로 모두 12명이다. 주말 사이 서울과 인천에서 1명씩 확진자가 추가됐다.

특히 서울을 포함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단감염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8일 정오를 기준으로 새로 추가된 수도권 집단감염 확진자 수는 Δ리치웨이 관련 7명 Δ쿠팡 물류센터 관련 5명 Δ인천 개척교회 관련 4명 Δ군포·안양 목회자 모임 관련 2명 Δ경기 광주 행복한요양원 관련 1명 Δ이태원 클럽 관련 1명 등이다.



지난 7일에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를 방문했던 중랑구 원묵고등학교 3학년 학생 1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학교는 10일까지 3일 동안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교직원과 학생들을 상대로 전수검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가족을 통해 학생이 감염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확진판정을 받은 인천 연수구 뷰티예술고등학교 1학년 학생은 서울 관악구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를 방문한 조모에게 전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학생이 가정에서 감염된 채 등교할 가능성도 생기면서 학교 관계자들은 집단감염이 발생할 때마다 관련 학부모 찾기에 여념이 없다. 8일에도 서울 SK브로드밴드 동작사옥에서 근무하는 협력사 직원이 확진판정을 받자 인근 학교에서는 관련 학부모가 있는지 찾으려고 각 가정에 일일이 가정통신문을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질본과 교육부 등에서 같이 정보지원을 학교에 해야 하는데 개인정보 문제에 막혀있다"라면서 "학교에서 가정통신문으로 확진자 접촉 학부모와 학생을 거꾸로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학교에서 관할 보건소로 문의하더라도 개인정보 문제로 관련자 중 학부모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힘든 상황이다.

서울 관악구청 직원들이 지난 8일 관내 한 방문판매업체로 등록된 곳을 찾아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뉴스1 © News1서울 관악구청 직원들이 지난 8일 관내 한 방문판매업체로 등록된 곳을 찾아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뉴스1 © News1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늦게나마 자녀들이 등교해 안도감을 표하면서도 계속되는 집단감염에 학교 내에서 2차 감염이 발생하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박은경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대표는 "학교에서 2차 감염이 없을 거라고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라면서 "학교에서도 거리두기가 잘 안 되면 조금만 방심해도 1명이 슈퍼전파자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학교방역에 경계를 늦추기 힘든 만큼 교육당국에서도 학교 현장을 더욱 전향적으로 지원해주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교육당국에서 학교방역을 지원해주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신현욱 정책본부장은 "수업·방역·거리두기 3가지를 중점적으로 해서 학교가 감염매개체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면서 "교육당국에서 교원업무를 줄여준다고 했는데 업무가 상당수 남아 있어 조금 더 지원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등교수업이 실시될 경우 학생 이동반경이 이전보다 넓어지는 점을 고려해 사람이 많이 모이는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자제하고 개인 방역수칙을 꼼꼼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등교 이외에는 생활반경을 넓히지 말고 대중교통 이용도 최소한으로 줄일 필요가 있다"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나 하는 얘기도 계속 나온다"라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특히 수도권에서는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아슬아슬한 집단발병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라면서 "수도권에 있는 학교도 이제 완전등교가 시작됐으니 불안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상은 했지만 의외로 많은 장소에서 (집단감염이) 터지는데 학교 안으로도 들어갈 수 있다"라면서 "방역당국과 지자체에서 선제적으로 방역활동을 실시해 개척교회 같은 곳을 늘 점검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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