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전문' 원정숙 부장판사, 15시간반 숙고끝에 이재용 영장기각

뉴스1 제공 2020.06.09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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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여성2호 영장판사…2011년후 9년만에
'세법과 사법' 논문으로 석사…"합병 의혹 정밀심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020.6.8/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020.6.8/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통해 부정하게 경영권을 승계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그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담당한 법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원 부장판사는 9일 오전 2시께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시세조종, 주식회사 외부감사법 위반 등 혐의가 적용된 이 부회장과 삼성 옛 미래전략실 최지성 전 실장(부회장), 김종중 전 전략팀장(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전날(8일) 오전 10시30분께 세 사람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15시간30분만이다.

원 부장판사는 "기본적 사실관계는 소명됐고 검찰은 그간의 수사를 통해 이미 상당 정도 증거를 확보했다고 보인다"며 "그러나 불구속재판 원칙에 반해 피의자들을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에 관해선 소명이 부족하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이어 "이 사건 중요성에 비춰 피의자들 책임 유무 및 그 정도는 재판과정에서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46·사법연수원 30기)는 경북 구미 출신으로 구미여고와 경북대 법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1999년 40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1년 대구지법 판사로 임관했다. 이후 인천지법 부천지원과 서울가정법원, 서울중앙지법, 대전지법 등을 거쳤다.


서울중앙지법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원 부장판사를 포함해 4명으로, 그는 지난 2월부터 영장 업무를 맡고 있다. 이 부회장의 사건은 통상의 '무작위 전산 배당' 방식에 따라 원 부장판사에게 배당됐다.

원 부장판사는 1997년 영장심사가 도입된 뒤 서울중앙지법에서 두 번째로 탄생한 여성 영장전담 법관이다. 이숙연 서울고법 부장판사(52·26기)가 9년 전 여성으로는 '1호' 영장전담판사를 맡았다.

조세회피, 세법 분야의 전문가인 원 부장판사는 2004년 '세법과 사법' 논문으로 경북대 법과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세법학회 등에도 논문을 투고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

이 때문에 원 부장판사가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를 꼼꼼하게 살피느라 영장실질심사가 길어진 것 아니냐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약 8시간30분, 이어 최 전 실장과 김 전 팀장의 경우 합쳐서 2시간여가 들어 영장심사에 총 10시간35분가량이 소요됐다.

앞서 원 부장판사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착취 영상을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한 이른바 'n번방' 관련 사건에 대해 상반된 결정을 내렸다.

그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가했을 뿐만 아니라 왜곡된 성문화를 조장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텔레그램 대화방 '주홍글씨'의 운영진으로 활동하며 성착취 영상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은 송모씨에 대해선 "n번방과 박사방 등에서 피해자를 협박해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하는 범행과는 다르다"며 "개설자가 아닌 관리자로 관여한 정도를 고려할 여지가 있다"고 영장을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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