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신호탄' 구리값…"하반기 더 오른다"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0.06.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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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그래픽=유정수 디자인기자/그래픽=유정수 디자인기자


실물경제 선행 지표인 구리값이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늪에서 빠져나왔다. 4월 중순 이후 글로벌 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구리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구리 값 상승 흐름이 하반기에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WHO(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하기 이전인 3월 초 수준으로 회복됐다. 지난 5일(현지시간) LME(런던거래소)에서 구리 1톤당 현물 가격은 5588달러를 기록했다. 3월 11일(5552달러) 이후 5500달러선을 회복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로 비철금속은 연일 상승세"라며 "대장격인 구리는 20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하며 강세장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당시 미·중 무역분쟁 완화 기대감으로 가파른 오름세로 1톤당 6300달러까지 올랐던 구리 값은 3월 들어 급락했다.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이 빠르게 진행되던 3월 중순에는 1톤당 4600달러까지 떨어졌다. 2016년 10월 이후 4년 만이다.

구리값은 4월 들어 회복세를 보였다.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수요가 회복됐다. 중국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4월 구리 수입 규모는 46만1457만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9% 늘었다. 44만1926톤을 기록한 전분기보다 수입량이 4.4% 증가했다.

이런 흐름은 5월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중국의 5월 구리 수입 규모는 43만6031톤으로 전년동기 대비 20.8% 증가했다. 중국 정부는 환경 보호를 이유로 2019년 이후 수입을 금지했던 저품질 동(銅)스크랩에 대한 수입 규제도 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발 호재에 국내 구리 관련 종목들도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저점 대비 TIGER 구리실물 ETF(상장지수펀드)는 17%, 구리 가공업체 풍산은 약 60%, 구리를 원료로 한 케이블 제조사 LS전선아시아는 약 30% 상승했다.

구리값 상승랠리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구리값을 1톤당 5621달러로 5.4% 상향 조정했다. BofA는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각국 정부의 부양책이 구리값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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