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NXC 대표 / 사진제공=넥슨
넥슨이 투자 대상에 대한 몇몇 조건을 흘리면서 업계는 스무고개 놀이하듯 자금이 꽂힐 종착지 가려내기에 한창이다. 월트 디즈니 컴퍼니(디즈니), 넷플릭스, EA(일렉트로닉아츠)부터 일본 게임사들까지 언급되는 상황. 넥슨과 피투자 대상 기업들간의 협상이 이미 상당 부분 진척됐을 가능성이 높아 업계의 퍼즐 맞추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①유력 IP(지식재산권) 보유 ②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상장사③경영권 참여없이 소액 투자 등이다. 이 조건에 맞는 기업을 찾다보면 서너군데가 물망에 오른다. 우선 가장 많이 언급되는 기업은 미국의 디즈니. 조건에 부합하면서 오너의 성향까지 곁들여지다보니 유력한 투자 대상으로 꼽힌다.
디즈니의 시가총액은 260조원 규모에 달한다. 1조8000억원을 디즈니에만 투자해도 지분 1%를 갖지 못한다. 자의든 타의든 넥슨의 투자금으론 디즈니에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얘기다. 여기에 김정주 NXC 대표의 기호가 더해진다. 김 대표에게 디즈니는 '워너비' 기업이다. 과거 수차례 넥슨을 디즈니처럼 키우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넥슨 매각 추진 과정에서 디즈니에 인수해달라고 구애했을 정도다.
넷플릭스도 디즈니와 비슷한 맥락에서 후보로 거론된다. 넷플릭스의 경우 지속적인 자체 제작 콘텐츠 투자로 강력한 IP 보유사가 됐다. 넷플릭스는 IP 라이선스로 게임, 굿즈에서도 수익 창출을 노리는 상황이어서 넥슨과 손잡을 가능성이 있다. 넷플릭스의 시가총액은 230조 원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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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68조원 규모의 닌텐도와 41조 규모의 EA도 물망에 오른다. 닌텐도는 '슈퍼마리오'를 비롯해 포켓몬스터, 젤다의전설 등을, EA는 피파와 심즈, 배틀필드 등 유력 IP를 다수 보유 중이다. 넥슨이 '글로벌' 상장사라고 못 박았지만, 중소 게임사들을 대상으로 분산 투자에 나설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일본 게임사들이 주를 이룬다. 스트리트파이터로 유명한 '캡콤'과 파이널판타지로 대표되는 '스퀘어에닉스' 등이 거론된다. 캡콤과 스퀘어에닉스의 시가총액은 각각 5조 원, 7조 원 규모다.
디즈니는 게임 속 주인공이 될만한 IP가 차고 넘친다. 미키 마우스부터 스타워즈, 아이언맨, 어벤져스 등 인지도 높은 IP를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고 매번 똑같은 IP를 재활용 할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이번 투자는 넥슨의 미래를 좌우할 결정적 장면으로 남을 전망이다. 넥슨의 IP 부재는 중국 시장에서 이미 드러났다. 중국 매출의 대부분을 책임지던 던전앤파이터가 주춤하자 바로 실적이 뚝 떨어진 것이다. 최근 흥행에 성공한 'V4'도 던전앤파이터의 부진을 메울만한 상황은 아니다. 지속적으로 새로운 IP 발굴이 절실하다.
다행스러운건 이번 투자가 넥슨이 늘 해왔던 방식이라는 점이다. 넥슨은 M&A(인수합병)와 투자를 통해 IP를 확보했고 몸집을 키워왔다. 위젯(메이플스토리), 네오플(던전앤파이터), 게임하이(현 넥슨지티 · 서든어택), 넷게임즈(V4) 등이 그랬다. 넥슨이 어떤 기업에 투자해 어떤 IP로 게임을 만든다해도 믿음이 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