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그룹 "조선위기 안 끝나…대우조선 합병 필수"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0.06.0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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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 / 사진제공=현대중공업그룹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 / 사진제공=현대중공업그룹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이 최근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에도 코로나19(COVID-19)로 촉발된 조선업계의 피해를 모두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라며 위기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 사장은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DSME)의 합병 계획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로, 지난해 6월 1일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을 통해 설립됐고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작업이 마쳐지면 대우조선은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 형태로 편입된다.



세계 조선업 시장 점유율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 조선업계에 최근 쏟아지는 건조 주문서는 향후 국제 해운 활동과 세계 무역 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오고 있다.

그러나 가 사장은 "일부 고객들은 이미 주문된 선박의 대금과 납기일을 지연시켜달라고 요청했다"며 최악의 상황은 여전히 올 수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가 사장은 "현재 상황이 언제, 어떻게 수습될 지 정확히 파악하긴 어렵다"며 "그러나 분명한 것은 조선 산업에 대한 단기적 수요 쇼크가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일 카타르 국영석유사 QP(카타르 페트롤리엄)는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 700억리얄(약 23조1500억원) 규모의 LNG선 계약을 맺었다. 척수 기준으로는 100척 이상이다. 가 사장은 이것이 "한국 조선 업체들이 직면한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엔 충분치 않다"는 입장이다. 1분기 신규 수주가 약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가 사장은 "수주로 인한 작업량은 한국 조선소 LNG선 전체 건조 능력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또 전체 선박 건조 능력에서 LNG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30~40%에 그친다"고 말했다.


선박정보제공업체인 클락슨 리서치(Clarksons Research)에 따르면 2020년 새로운 선박에 대한 투자는 지난해 대비 60% 감소한 100억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 수요 감소 외에도 무역량 감소와 석유 가격 하락에 따른 미국과 중국 간 대립도 선박 업계를 위태롭게 했다.

홍콩 정기선협회 회장인 로베르토 지아네타는 "이미 배송중인 선박이 인도된 후엔 해운회사가 더이상 새로운 주문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가 사장은 중국 조선소와의 경쟁 심화, 조선업의 위기 악화 등으로 DSME와의 합병 계획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가 사장은 "한국 그룹들이 중국 그룹과 경쟁하며 선주 가격을 낮추기 위해선 제조 자동화와 청정 연료 선박 개발 등 연구개발에서 지출 중복을 줄여야 한다"며 "DSME와의 합병 노력은 우리 생존에 필수불가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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